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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친박, 더 이상 보수 가치 훼손 말라

Marine Kim 2016. 11. 19. 07:38

사설] 朴대통령·친박, 더 이상 보수 가치 훼손 말라

    • 입력 : 2016.11.19 03:08

    박근혜 대통령과 그 주변 친박계의 최근 움직임은 최순실 사태에 대한 민심 흐름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 한 친박 의원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지게 돼 있다"며 민심을 조롱했다. 새누리당 중앙위원회는 "빨갱이 나라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치단결하자"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이러는 사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계속 곤두박질쳐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무자격자 최씨의 국정 농락은 우리나라 헌법 질서의 바탕을 짓밟은 것이다. 그 일당에겐 우리 공동체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조차 없었다. 천박한 사리사욕에 국가 권력을 동원하고 이용했다. 그것을 엄호하고 방조한 게 박 대통령과 친박이다. 이들은 집권 이후 사적(私的)인 권력 남용으로 보수 진영 전체를 사분오열시켰다. 이들에 의해 보수(保守)의 기본 가치가 무너지며 이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사람들이 이제 와서 살길을 찾겠다고 '보수'를 부르짖고 있다.

    보수적 가치를 지켜온 사람들이 참다못해 일어서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처 요원들은 비상 총회를 소집해 친박계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13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사무처 출신인 이 대표는 후배들의 충정(衷情)을 언제까지 외면할 건가. 범시민사회단체연합과 다른 보수 단체들은 친박계 지도부가 버티고 있는 새누리당을 해체하고 진정한 보수 정당으로 재창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하루빨리 2선으로 물러나고 책임 있는 친박계 핵심들은 정계를 떠나야 한다. 무엇을 더 바라고 이렇게 보수 정당 전체를 망가뜨리는가.

    대한민국 보수파는 건국과 산업화, 정보화를 이끌어 온 사람들이다. 민주화를 선도한 진보파와 함께 앞으로도 이 나라를 밀고 가야 할 세력이다. 그 보수 세력이 분별 잃은 가짜 보수들에 의해 몰락 위기에 처했다. 보수의 외피를 쓰고 속으로 오만, 독선, 무분별의 분탕질을 일삼아 온 가짜 보수를 진짜 보수의 가치를 공유하는 많은 국민이 엄격하게 단죄할 때 보수 재건의 길이 열린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져야 보수 진영에 다시 한 번 기회가 온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박 대통령은 탈당하고 이 대표는 깨끗이 물러나 '책임감'이라는 보수 가치의 일단이라도 보여주기 바란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