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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총 쏘려 서치라이트 켜자… 中어선들 바로 줄행랑
Marine Kim
2016. 12. 13. 07:30
기관총 쏘려 서치라이트 켜자… 中어선들 바로 줄행랑
- 입력 : 2016.12.13 03:00
[공용화기 매뉴얼 강화 한 달… 해경 기동전단 동승해보니]
- 파고 3~4m로 서 있기도 힘들어
출동땐 1주일 망망대해서 보내
"배 계속 흔들려 깊은 잠 못 자고 中어선서 식칼·낫 볼땐 식은땀"
- 불법 조업 中어선 절반으로 뚝
"이젠 中선원들 다칠까 걱정도"
"해상특수기동대원 전원, 중국 어선 단속 대기!"
해양경비안전본부가 단속에 저항하는 불법 조업 외국 어선에 공용화기(共用火器)를 쓰겠다고 매뉴얼을 강화한 지 한 달째인 지난 9일 밤 9시 10분. 전남 신안군 홍도에서 북서쪽으로 25해리(약 46.3㎞) 떨어진 서해에 있던 군산해양경비안전서 소속 3000t급 경비함 3013호에 비상이 걸렸다. 불과 20여분 거리에 중국 어선 80여척이 불법 조업 중이라는 것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해양경비안전본부가 단속에 저항하는 불법 조업 외국 어선에 공용화기(共用火器)를 쓰겠다고 매뉴얼을 강화한 지 한 달째인 지난 9일 밤 9시 10분. 전남 신안군 홍도에서 북서쪽으로 25해리(약 46.3㎞) 떨어진 서해에 있던 군산해양경비안전서 소속 3000t급 경비함 3013호에 비상이 걸렸다. 불과 20여분 거리에 중국 어선 80여척이 불법 조업 중이라는 것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비상 발령 5분도 지나지 않아 검은색 방검 조끼를 입은 남자 대원 16명이 집결했다. 등에 진압봉을 멘 장광민(28) 경장이 식당 안 화이트보드에 '삐에뚱, 야우뿌란 카이챵(꼼짝 마, 아니면 쏜다)'이라고 중국말을 소리 나는 대로 적었다. 중국어 통역요원인 장 경장이 이 경고문을 선창하자 나머지 대원들이 따라 했다. 이어 대원들은 마주 본 채 K-5 권총, 고무탄 발사기, 채증용 카메라 등 장비를 서로 점검해줬다.
검색팀장 조용주(37) 경사는 자리에 앉아 도끼를 만지작거렸다. 가장 먼저 중국 어선에 올라 조타실을 제압해야 하는 그는 "겁이 나지만 바다엔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해경 특공대 출신이라는 권순환(30) 경사는 "중국 어선에서 식칼, 쇠꼬챙이, 낫 같은 흉기를 볼 때마다 식은땀이 난다"고 했다. 대원들은 '고속단정 승선' 명령이 떨어지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이날 서해 파고(波高)는 3~4m였다. 길이 110m에 달하는 3013호도 연신 좌우로 흔들렸다. 배 안에서도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3013호 앞쪽에서 7노트(시속 13㎞) 속도로 움직이던 중국 어선 22척이 갑자기 멈춰 섰다. 이기춘(57) 함장이 쌍안경으로 상황을 살폈다. 중국 어선의 선원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배에 쇠창살과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 함장은 나포 대신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하고 배 양쪽에 M60 기관총 2정을 거치하라고 지시했다. 사수인 송재천(38) 경장은 방아쇠에 오른쪽 검지를 걸고 침을 삼켰다. 지난달 말 처음으로 중국 어선을 향해 기관총을 쏴 봤다는 그는 "뱃머리 아래 수면을 겨냥했지만 행여나 사람이 맞을까 봐 가슴을 졸였다"고 말했다. 3013호가 조준을 위해 서치라이트를 비추자 중국 어선 20여척은 겁을 먹고 일제히 서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3013호는 다음 날 새벽까지 중국 어선 무리를 우리 수역 바깥으로 몰아냈다.
검색팀장 조용주(37) 경사는 자리에 앉아 도끼를 만지작거렸다. 가장 먼저 중국 어선에 올라 조타실을 제압해야 하는 그는 "겁이 나지만 바다엔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해경 특공대 출신이라는 권순환(30) 경사는 "중국 어선에서 식칼, 쇠꼬챙이, 낫 같은 흉기를 볼 때마다 식은땀이 난다"고 했다. 대원들은 '고속단정 승선' 명령이 떨어지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이날 서해 파고(波高)는 3~4m였다. 길이 110m에 달하는 3013호도 연신 좌우로 흔들렸다. 배 안에서도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3013호 앞쪽에서 7노트(시속 13㎞) 속도로 움직이던 중국 어선 22척이 갑자기 멈춰 섰다. 이기춘(57) 함장이 쌍안경으로 상황을 살폈다. 중국 어선의 선원들이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배에 쇠창살과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 함장은 나포 대신 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하고 배 양쪽에 M60 기관총 2정을 거치하라고 지시했다. 사수인 송재천(38) 경장은 방아쇠에 오른쪽 검지를 걸고 침을 삼켰다. 지난달 말 처음으로 중국 어선을 향해 기관총을 쏴 봤다는 그는 "뱃머리 아래 수면을 겨냥했지만 행여나 사람이 맞을까 봐 가슴을 졸였다"고 말했다. 3013호가 조준을 위해 서치라이트를 비추자 중국 어선 20여척은 겁을 먹고 일제히 서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3013호는 다음 날 새벽까지 중국 어선 무리를 우리 수역 바깥으로 몰아냈다.

3013호를 포함한 3000t급 경비함 2척, 1500t급·500t급 함정 1척 등 4척으로 이뤄진 서해 해경본부 단속 기동전단(군산·목포·인천·서귀포 해경)은 오는 17일까지 불법 조업을 단속한다. 대원들은 한 번 출동할 때마다 일주일쯤 망망대해에서 긴장을 늦추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 권순환 경사는 "좁은 선실에 누워 있을 때도 계속 배가 흔들려 깊은 잠을 자기가 쉽지 않다"면서 "몸이 쑤실 땐 2~3시간씩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비함에 탄 해경 대원들은 보통 일주일 근무, 일주일 휴가를 반복한다. 바다 한가운데에 나가 있을 땐 가족의 부고(訃告)를 들어도 뭍으로 복귀하기 어렵다고 한다. 해경 대원은 적어도 1~2년은 배를 타야 육지 근무를 할 수 있다.
해경에 따르면 11월 한 달 동안 서해 우리 수역을 침범한 무허가 중국 어선은 1712척으로 작년 같은 달 3953척보다 절반 넘게 줄었다. 고속단정장 김수기(50) 경위는 "예전엔 우리가 단속을 하다 다칠 것 같아 불안했지만, 이젠 우리가 공용화기를 쓰다 중국 선원들이 크게 다칠까 봐 부담스러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경비함에 탄 해경 대원들은 보통 일주일 근무, 일주일 휴가를 반복한다. 바다 한가운데에 나가 있을 땐 가족의 부고(訃告)를 들어도 뭍으로 복귀하기 어렵다고 한다. 해경 대원은 적어도 1~2년은
해경에 따르면 11월 한 달 동안 서해 우리 수역을 침범한 무허가 중국 어선은 1712척으로 작년 같은 달 3953척보다 절반 넘게 줄었다. 고속단정장 김수기(50) 경위는 "예전엔 우리가 단속을 하다 다칠 것 같아 불안했지만, 이젠 우리가 공용화기를 쓰다 중국 선원들이 크게 다칠까 봐 부담스러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13/201612130018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