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거꾸로 간 인생… 탄핵ㆍ검찰소환ㆍ구속 ‘불명예 수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력 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한 줄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그는 문인이었다. 1993년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을 시작으로 6권의 책을 냈다. 대부분 수필집이라 하더라도 평소 그의 언설을 떠올리면 기이한 일이다.
갸우뚱 하던 참에 그의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2007)를 읽어봤다. 생각보다 잘 읽혔다. 하긴 직접 자서전을 쓰는 정치인이 몇 안 된다고 하니 이상할 일도 아니다. 다만 자서전의 재료를 모아 주는 건 본인이다. 총탄에 부모를 잃고 배신과 고독의 세월을 겪었지만 결국 정치 지도자로 우뚝 선 성공 서사. 그 기억은 온전히 그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엮어진 책 속의 과거는 우리가 알게 된 현재와 크게 어긋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