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보다 전셋값 더 오를것… 서울 무주택자, ‘노도강’ 관심둘만”
김호경 기자 , 정순구 기자 , 이새샘 기자 입력 2021-01-01 03:00수정 2021-01-0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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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7인이 본 올해 부동산 시장
상반기 다주택 물량 나올 확률 높아…지방은 매입시기 늦추는 게 좋아
1주택자 인기지역 갈아타기 무난
다주택자 稅부담-현금흐름 점검을…주택보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 유망
“무주택자는 사고, 다주택자는 팔아라.”
2021년 부동산 투자 전략은 이렇게 요약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과 전셋값이 지난해처럼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집값이 오르면 청약 경쟁률은 더욱 치솟고 주택 구입 자금 부담이 커져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더욱 멀어지게 된다. 올해부터 보유세 부담이 급증하는 다주택자들은 세금과 현금 흐름을 꼼꼼히 따져 주택 처분 여부를 결정하라고 했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말 부동산 전문가 7명에게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을 자문한 결과 이들은 “자금 여력이 된다면 내 집 마련을 주저하지 말라”고 입을 모았다. 집값이 내리길 무작정 기다리다가 내 집 마련할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는 실거주할 내 집을 장만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시장을 먼저 노리되, 당첨이 안 된다면 하반기(7∼12월)부터 기존 주택 매입을 노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7월에 시작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민간 아파트 모두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져 자신의 청약 가점 등을 따져서 내 집 마련 전략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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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상반기부터 기존 주택 매입을 노리라는 의견도 있었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 부동산팀장은 “상반기 다주택자들의 물량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매입 추천 단지로는 서울 외곽 저평가 지역을 꼽았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과 ‘금관구(금천 관악 구로구)’에서 지금은 대중교통이 불편하지만 향후 경전철 등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장기적으로 재개발, 재건축을 기대할 수 있는 서울 강북 단지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에서의 내 집 마련은 신중하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서울 등 수도권은 상반기가 매입 적기지만, 지방은 지역별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충북 청주나 대전 등 단기 투자 수요가 몰린 곳은 매입 시기를 늦추는 게 좋다”고 말했다.
1주택자라면 올해 인기 지역이나 신축 아파트 단지로 ‘갈아타기’를 해도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서울 강남은 다른 지역이 상승할 때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로 덜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강남으로 갈아타기를 고민한다면 빠른 선택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은 올해 세금 부담과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반드시 따져야 한다. 공시가격과 올해 6월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등으로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안성용 팀장은 “세금 부담과 현금 흐름을 확인해서 무리다 싶으면 팔라”고 말했다.
현금 자산이 충분해 추가로 투자할 곳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택보다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라고 했다. 고준석 겸임교수는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역세권의 신축 오피스텔, 빌라를 매수하거나 자금 여력이 된다면 꼬마빌딩에 투자하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권이 침체된 만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전문가 7명은 모두 올해 매매가격도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예상 상승률은 1∼5%로 편차가 있었지만 7명 중 4명이 3% 이상을 꼽았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회복이 아직 안 된 상태라 금리를 올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 보유세 강화로 인한 영향도 크지 않다. 이미 주택을 처분할 사람은 다 처분해 시장 가격에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전셋값은 매매가격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계약갱신 요구로 인상률이 5%로 묶이더라도 저금리와 신축 입주물량 감소, 보유세 부담 전가 등 전셋값이 오를 요인이 더 많다는 게 이유다. 올해 서울 전셋값은 적게는 3%, 많게는 1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우병탁 팀장은 “봄 이사철이 지나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면서 전셋값이 다소 안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정순구·이새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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