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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하루 3~5잔 정도는 건강에 영향 없다

Marine Kim 2015. 5. 2. 13:51

날씨가 추워지면서 따뜻한 커피가 더욱 생각나는 계절이다. 커피 애호가들은 매일 빠짐없이 커피를 마시면서도 이따금씩 커피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매스컴의 보도 등을 접할 때마다 내심 불안해진다.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수영 교수는 “의학문헌 검색 사이트인 메드라인에 올라와 있는 커피에 관한 연구 3000여개 중에는 서로 상반된 내용이 많아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대부분 연구가 하루 3~5잔 정도의 커피는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의 발원지는 바로 커피 속에 함유된 카페인. 카페인의 긍정적인 작용과 부정적인 작용 사이에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 각성 효과를 낸다. 따라서 과다 복용하면 불면증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심장박동 횟수를 늘려 심장기능을 촉진하지만, 이로 인해 불안증을 조성할 수 있으며, 이뇨 효과가 있어 소변 보는 횟수도 늘린다.

카페인은 또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기능을 돕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위궤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장의 연동 운동을 자극, 배변 활동을 도와주지만, 과민성 대장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카페인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부정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커피 한 잔에 들어 있는 카페인의 양은 약 40~108 mg. 대개 하루에 300 mg 이내로 섭취하는 카페인 정도는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는 것이 학자들의 연구결과이다. 하루 3~5잔의 커피가 괜찮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커피가 카페인을 가장 많이 포함한 음료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홍차의 카페인 함유량은 0.05%로 0.04%인 커피보다 더 높다. 이 밖에 녹차나 우롱차에도 카페인이 각각 0.02%씩 함유돼 있다.

 

건강한 성인 남자의 경우 커피를 마신 지 6시간이 지나면 카페인의 반 정도가 체내에서 분해된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거나 몇몇 특정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카페인이 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김수영 교수는 “커피도 알콜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특성이나 체질에 맞추어 적절히 마시는 것이 커피의 맛도 즐기고 건강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커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들


▲혈압=하루 다섯 잔 이상 마시면 혈압이 약간 상승한다. 하지만 1~2잔 정도로는 혈압이 올라가지 않는다.

▲뇌=진통제의 효과를 40% 가량 높여준다. 카페인은 편두통 치료에도 이용된다. 카페인은 잠시 뇌를 각성시키는 효과가 있는 반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를 느리게 한다.

▲유방암=유방암은 별 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노르웨이의 연구에 따르면 마른 사람들에게는 커피가 유방암 예방효과가 있다고 한다.

▲췌장암=조금 마시면 췌장암을 예방하지만, 많이 마시면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많다.

▲골다공증=커피는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 농도를 증가시켜 골밀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칼슘 섭취를 하면 이런 위험은 그다지 크지 않다.

▲수면=잠을 쫓는 각성효과가 있지만,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진 않는다.

▲방광암=커피를 마시는 여성이 방광암 위험이 2배 정도 더 높다는 보고가 있다.

▲콜레스테롤=커피 속의 ‘카페스톨’이란 물질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올린다. 하지만 이 물질은 필터에 대부분 걸리기 때문에 원두커피는 큰 문제가 안된다.

▲폐=카페인은 천식 증상을 완화시킨다. 그러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천식에 덜 걸리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간=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음주 후 간 손상이 적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간경화 위험성도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다.

▲대장암=커피를 마시면 대장암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연구도 있다.

▲임신과 수유=하루 7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저체중아 출산 확률이 높아진다. 수유 중에는 아기도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지만 아이의 영향에 대해 알려진 해악은 없다.

▲우울증=카페인은 자살을 방지하는 항(抗)우울효과가 있다.

/ 김철중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