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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평화-기쁨-사랑을 주는 30분

Marine Kim 2020. 7. 25. 23:37

함영준의 마음 디톡스 (29)

내 마음에 평화-기쁨-사랑을 주는 30분

윤종모 주교의 8단계 아침 명상법

 

 

대한성공회 관구장과 부산교구장을 지낸 윤종모 주교(71)는 매일 아침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① 감사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아, 다시 눈을 떴네... 감사합니다." 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자신이 믿는 하나님이든, 부처님이든, 혹은 특별히 누구에게라고  할 것도 없이 감사의 마음을 그냥 전하면 된다.

윤주교는 캐나다 유학 시절 수녀원에서 피정(避靜)을 하다 명상의 참맛을 느끼고 40여년 매일 수련해 오고 있다. 명상을 통해 그는 깊은 정신적 충일감과 영적 교감을 느낀다. 성직자로서 그에게 바른 기도와 예배도 명상이다. 기독교의 영적 독서(Lectio Divina)와 관상(觀想)기도도 명상이며, 불교의 선(禪)도 명상이다. 


② 스트레칭

이제 누운 채로 팔을 위쪽으로 최대한 뻗으면서 기지개를 편다. 온 몸이 이완된다. 그런 다음 발끝을 위로 향하게 하여 안쪽으로 최대한 끌어당기고 약 5초 동안 유지했다가, 이번에는 발끝을 앞쪽으로 내뻗으면서 또 5초 정도 유지한다. 이런 동작을 5회 내지 10회 정도 반복한다.

일종의 스트레칭이요 요가 동작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곧바로 일상 활동을 시작하기 전 준비운동이다. 나이가 들수록 잠에서 깼을 때 목,허리와 팔다리 근육, 관절을 같이 깨워주는 아침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또한 명상을 하기 전 스트레칭은 심신의 이완과 원활한 기(氣) 순환에 안성맞춤이다.


③ 심호흡

이제 심호흡을 한다. 천장을 보고 바로 눕는다. 양 손은 손바닥을 위로 하여 양 옆구리 옆에 가지런히 놓는다.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쉬고 천천히 길게 내쉰다. 숨을 들이쉴 때는 배가 볼록 나오고, 숨을 내쉴 때는 배가 움푹 들어간다. 숨을 들이쉬면서 ‘숨이 들어온다’, 숨을 내쉬면서 ‘숨이 나간다’ 하고 마음속으로 읊조려 본다.  이런 심호흡을 짧게는 2분, 길게는 5분 정도 한다.

복식호흡이다. 명상에 들어가기 전 마음의 평정을 위해 먼저 호흡에 집중한다. 들숨과 날숨에 주의력을 집중함으로써 마음의 안정과 평화로 이어진다. 사마타 명상이다.

 
④ 지혜의 말씀 낭독

이제 명상 카드에 정리해 놓은 지혜의 말씀 중 하나를 마음속으로 되뇌인다.

“모든 지식에 능통하고 산을 옮길만한 능력이 있어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나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 같은 자유인이다."

“집착하지 말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내가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 잊지 말자. 이 세상 누구도 나의 역할을 나보다 더 잘 할 사람은 없다."…

일종의 만트라(Mantra), 진언(眞言: 참된 말)이다. 불교 명상에서는 만트라를 사용하거나 특정어구를 반복해 마음의 평화와 친절을 키운다. 기독교의 주기도문, 사도신경도 비슷한 성격이다.

⑤ 아침인사

나는 지혜의 말씀을 하나 외운 뒤 거실로 나간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아내가 주방에서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거나 야채를 썰고 있다.  나는 ‘좋은 아침!’ 혹은 ‘굿 모닝!’ 하고 인사를 건넨다.

이때 약간 높은 톤으로 명랑하게 인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명랑한 어조가 기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명랑한 인사는 하루가 긍정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첫 단추가 된다.

에너지 관점에서 목은 진실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힘의 센터이다. 솔직하고 진실한 이야기, 울림이 있는 충만한 목소리, 원활한 소통, 창의적이고 유창한 언변은 우리 내면의 건강하고 균형 잡힌 상태를 구현한다.


⑥ 나무들과 대화  

베란다 창문 앞에 가서 앉는다. 나는 눈에 보이는 나무들에게 전부 이름을 붙여 놓았다. 나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잠깐 정서적 교류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은 비단 사람끼리 뿐 아니라 동식물 나아가 물, 음식 등 무생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상대방을 향해 간절한 선의(善意)를 표하는 행동은 그 자신에게 기쁨을 줄 뿐 아니라 상대방으로부터 그 선의가 다시 반사돼 메아리처럼 돌아온다고 한다. 

⑦ 자비 명상

‘사랑의 친절명상(loving-kindness meditation)이라기도 한다. 상상 속에서 제일 처음 아내를 포옹하고 그녀가 고통과 번민에서 벗어나서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다음에 딸과 사위, 손자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빌어준다. 때로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껴안고 건강과 행복을 빌어주기도 한다.

불교 정신수련에서 파생된 자비명상은 서양의 긍정심리학과 결합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자비명상을 통해 마음의 긍정적 에너지를 내 자신 뿐 아니라 타인이나 이웃?공동체에 까지 보낼 수 있다.

내 안에서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 연민 사랑의 깊은 감정을 드러내는 과정은 놀랍게도 내 마음과 가슴을 정화시켜준다. 자비명상을 규칙적으로 수련하면 가슴이 놀랄 정도로 부드러워지며, 자신과 타인에게 더 친절해진다. 닫힌 마음이 열리고 개방적-긍정적 생각과 비전이 들어오면 지혜가 길러져 지혜와 자비가 하나로 연결된다.

⑧ 오늘의 다짐

나는 아침명상의 끝부분은 보통 다음과 같은 말로 끝낸다.

“나는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은 최선을 다 해 할 것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 하되 집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신(神)이 부르면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고 오늘을 살 것이다.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해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내가 떠나기에 좋은 날이다."

신(神)이 부르면 언제나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마지막 말은, 한 인간으로서, 또 신을 위해 봉사하는 성직자로서 그의 마음자세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말을 진정으로 마음속 깊이 받아들인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초연하며 당당하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명상하는 이의 태도요 정신이다.

 

윤주교는 이 모든 과정을 보통 30분 내외로 하여 마친다. 그의 마음에 평화, 기쁨, 사랑을 주는 30분을 통해 그는 새로 태어나고 행복한 사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 명상 7원칙

① 비판단
명상할 때는 생각하거나 판단하지 않는다.

② 인내심
마음이 늘 흔들리고 방황하며, 지금 순간이 지겹게 느껴지더라도 참아본다.

③ 믿음
무슨 효과가 있을까 의구심이 들 수도 있지만 내 자신이나 지금 느낌에 대해 깊은 믿음을 키운다.

④ 초심
매번 명상할 때마다 마치 모든 것을 처음 보는 어린이의 호기심과 순수한 마음으로 임한다.

⑤ 느긋함
목적 지향적이 아니라 ‘무언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 무위(無爲)를 추구한다. 너무 애쓰지 말고 단지 지금 명상할 뿐이다.

⑥ 받아들임
우리에게 매 순간, 매일, 좋은 일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지만 명상수련을 통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기른다.

⑦ 내려놓기
마음에서 생각을 떨쳐 버리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런 내 마음의 집착 내지 회피 감정을 그저 내려놓고 관찰하는 힘을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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