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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도로 현수막·깃발로 뒤덮은 '이석기 석방 차량 행진'

Marine Kim 2020. 7. 25. 23:32

[현장]주말 도로 현수막·깃발로 뒤덮은 '이석기 석방 차량 행진'

입력 2020.07.25 20:43 | 수정 2020.07.25 21:31

주최측 추산 차량 2500대 동원
육교 위에도 돗자리 깔고 풍선·깃발 들어
시민들 "무법천지", 상인들도 피해 호소

내란 선동 등 혐의로 징역 9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8·15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대규모 차량 행진이 25일 오후 서울 시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이석기 석방하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과 깃발을 매단 차량 수백대가 경적을 울리며 주말 도로를 느리게 행진했다. 다수 시민은 교통 불편을 호소했다.

25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서 진행된 '이석기 석방 차량 행진' 모습. /박지영 인턴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사건 피해자 구명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차량 행진은 서울 종로구·송파구 등 시내 도로 각지에서 오후 6시쯤부터 시작됐다. 오후 7시쯤 이 차량들은 서울 서초구 염곡IC에 한꺼번에 모여, 세곡동사거리까지 약 5㎞ 구간을 시속 10~20㎞ 속도로 1시간 가량 이동했다. 경찰에 신고된 행진 규모는 600여대, 자체 추산으로는 2500여대였다.

차량이 모여 행진한 서초구 헌릉로엔 8~10차선 도로 양쪽으로 현수막이 수십개 달려 있었다. 현수막엔 ‘종북몰이 피해자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우리의 힘으로 감옥문은 열립니다’ ‘내란음모 무죄인데 9년형이 웬말이냐’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25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서 진행된 '이석기 석방 차량 행진' 모습. /박지영 인턴



행진 경로에 있는 육교에도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주최 측 사람들이 육교 위에 올라가 깃발과 풍선 등을 들고 차량 행진을 응원했다. 육교 위에 돗자리가 깔린 곳도 있었다.

25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서 진행된 '이석기 석방 차량 행진' 모습. /강민제 인턴



차량들은 상·하행 각각 4~5차선 중 1~2차선을 점거한 채 경적을 울리며 행진했다. 차량들은 외부에 현수막과 깃발을 달고 있었다. 사람을 바구니 같은 공간에 탑승시켜 위로 올리는 크레인차(일명 스카이차)도 최소 5대 등장했다. 스카이차 위에서 행진 참여자들이 ‘이석기 석방’ 깃발을 흔들었다.


25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서 진행된 '이석기 석방 차량 행진' 모습. /박지영 인턴



대규모 차량 행진으로 교통 운행이 느려지며 다수 운전자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행진 구간에서 운전한 박모(47)씨는 “오는 길에 완전 무법천지인줄 알았다”며 “주말 저녁에 자기들 마음대로 경적 울리고 차량 통행을 방해해도 되는 건가”라고 말했다. 세곡동 주민이라는 정모(37)씨는 “목적지 없이 도로에서 배회하는 시위 차량들 때문에, 유턴 신호 금방 받을 걸 15분 넘게 기다렸다”고 했다. 일부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항의하기도 했다.

주변 상인들도 피해를 입었다. 이날 행진 경로 근처에 있는 한 꽃가게 사장은 “이 동네에서 40년을 살았는데 이런건 처음 본다”며 “보통 주말 오후 방문 손님이 30~40명 정도 되는데 오늘 한명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40대 시민은 “(시위 차량) 경적도 시끄럽고, (참여자들이) 소리 지르는 것도 너무 심하다”라고 말했다.

25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서 진행된 '이석기 석방 차량 행진' 모습. /강민제 인턴



앞서 주최 측은 이날 오후 2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석기 의원을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 통일, 번영을 이루어내는 것”이라며 “광화문 촛불시민들의 이름으로 (이 전 의원의 석방을) 문재인 대통령께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전쟁 발발 시 북한에 동조해 통신·유류·철도·가스 등 국가 기간 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한 혐의 등으로 2013년 구속됐다. 2015년 대법원은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을 확정판결했다. 이 전 의원은 특별사면이 없으면 오는 2022년까지 복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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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5/202007250155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