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 장관 보좌관이 아들 휴가 연장 요청…이래도 ‘소설’인가
[중앙일보] 입력 2020.09.03 00:04 | 종합 30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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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대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당시 추 장관의 보좌관이 해당 부대에 전화했다는 군 관계자 증언이 녹음파일로 공개됐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공개한 파일에는 서씨 근무부대 지원 장교가 “추 장관 보좌관이 서씨 휴가 연장을 문의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한 내용이 담겼다. 지원 장교는 이어 “보좌관이 굳이 이걸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휴가 승인권자인 지역부대장도 “지원 장교가 병가 연장 전화를 받은 것 같고, 안 된다고 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는 하루 전 추 장관이 국회 예결위에서 “(보좌관이 전화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보좌관 전화 받았다는 군 관계자 녹음 공개
8개월째 수사 뭉개는 검찰, 빨리 결과 밝혀야
지난해 말 인사청문회에서 최초로 제기된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은 별로 복잡할 게 없는 사건이다. 육군 카투사로 근무하던 추 장관 아들이 2017년 6월 휴가를 나갔다가 복귀 예정일에 부대로 돌아오지 않았고, 얼마 뒤 다른 부대 장교가 와서 휴가 연장 처리를 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검찰에 고발이 접수됐고, 곧바로 서울동부지검에 배당됐다. 당시 부대 관계자들을 소환해 연장 처리했다는 장교를 찾아내고 무슨 근거였는지, 절차와 증빙은 제대로 갖췄는지 확인하면 되는 일이다. 이미 야당 의원실에서는 부대 관계자를 찾아 소상한 내용을 파악했다. 그런데 검찰은 8개월 동안 아무런 결과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아직까지 보좌관 전화를 받았다는 부대 관계자의 진술은 없었다”며 장관 방어에 나섰다. 수사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
추 장관은 지난 7월에도 관련 의혹을 묻는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에게 “소설 쓰시네”라고 냉소적으로 답변했다. 오히려 “(이 부분에 대해) 검찰이 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추 장관이 주도한 지난 검찰 인사에서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됐고, 결국 사표를 냈다. 이어 형사1부장은 북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좌천성 발령을 받았다. 사실상 노골적인 수사 방해로 밖에 볼 수 없다.
검찰은 추 장관 보좌관이 개입됐다는 군 관계자 증언까지 나온 이 사건 수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결과를 밝혀야 한다. 추 장관 역시 더는 검찰에 대한 인사와 압력성 발언으로 수사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추 장관 아들이 21개월 근무하면서 총 58일간 휴가를 간 사실도 이번에 드러났다. 특히 2017년 6월 병가는 휴가명령서 등 관련 서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범한 병사들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유독 추 장관 아들에게만 여러 차례 겹쳐 일어났다. 그런데도 국방부 장관은 “행정 처리 실수”라고 두둔하니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 국방부도 이런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한 답을 내놓고, 부당행위가 있었다면 관련자를 징계해야 한다.
[출처: 중앙일보] [사설] 추 장관 보좌관이 아들 휴가 연장 요청…이래도 ‘소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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