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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이상직에게 무슨 신세를 졌는지 이제는 설명해야

Marine Kim 2020. 9. 17. 16:19

[사설] 대통령은 이상직에게 무슨 신세를 졌는지 이제는 설명해야

조선일보

입력 2020.09.17 03:24

 

 

 

 

 

 

 

 

민주당 이상직(왼쪽) 의원이 지난 4월 15일 총선 당선 확정 후 전처(모자이크 처리)와 함께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이스타항공 창업주 출신인 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2000년대 초 이혼했지만 지난 총선 때 전처(前妻)와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행사를 함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선 직후 전처와 나란히 손을 들어 올리는 사진도 공개됐다. 이스타항공은 이 의원 전처를 회사 임원으로 올려놓고 4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재산 은닉을 위해 위장 이혼하고 실제로는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공직이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거쳐 여당 텃밭에서 공천받아 당선된 것이다.

8개월째 임금을 체불한 이스타항공은 얼마 전 600여명을 무더기 정리해고 했는데, 이 의원과 가족들은 아무런 법적, 경제적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개인 재산을 고스란히 챙겨 빠져나갔다. 이 의원이 두 자녀에게 회사 지분을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차명 주식 논란, 친척의 회삿돈 횡령 등 숱한 의혹이 쏟아졌다. 모두가 수사 대상이지만 수사는커녕 감독 당국의 조사도 받지 않았다. 도리어 여당 관계자가 나서 노조에 체불 임금의 절반만 받고 합의하라고 종용했다. 신고 재산만 200억원대 자산가인 이 의원은 회사가 고용보험료 5억원을 안 내는 바람에 해고 직원들이 실업급여조차 못 받는데 남의 일로 여긴다. 그래 놓고 국회 예결위원 자격으로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뻔뻔함에 혀를 차게 된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여당 공천을 받았으며 어떻게 지금도 멀쩡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 딸 다혜씨 가족이 해외로 이주한 것이 2018년 7월이다. 현직 대통령의 딸 가족이 갑자기 해외로 이주한 황당한 일에 대해 청와대는 2년여가 지나도록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경호 등에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 외손자가 한 해 수천만원이 드는 국제학교에 다닌다고 알려지면서 무슨 돈으로 사느냐는 궁금증도 이어졌지만 청와대는 묵묵부답이었다.

문 대통령 사위는 태국에서 이스타항공이 지급보증을 서 준 회사에 근무했다. 이스타항공을 창업했고 실질적으로 지배해온 이 의원이 대통령 딸 가족을 챙겼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스타항공은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문 후보를 적극 지원했다. 이상직 의원이 누리는 상식 밖 특권은 뒷배가 대통령이 아니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은 임기 3년이 넘도록 법에 규정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고 문제를 덮고 있다. 이상직 의혹을 파헤치면 문 대통령 가족과 어떻게 얽혔는지 드러나게 돼 있다. 그 전에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