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왜 하는지 모를 靑 개편 또 한차례 추가
조선일보
입력 2021.01.01 03:22
노영민(왼쪽) 전임 비서실장과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끝낸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비서실장에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민정수석에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임명하는 청와대 개편을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 방역 등 현안이 많아 교체할 때가 아니다”며 김상조 정책실장이 낸 사표는 반려했다. 유영민 신임 비서실장은 기업인 출신으로 2016년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했고, 이 정부 들어 장관까지 지낸 인사다. 검찰 출신인 신현수 민정수석은 노무현 청와대에서부터 문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말 청와대 개편을 하면서 ‘코드’에 맞는 친문 인사들로 다시 돌려막기를 한 것이다. 국정 운영에 변화를 줄 뜻이 전혀 없는 것이다.
정부의 24차례 거듭된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계속 상승하는 등 시장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인사라면 정책실장부터 경질돼야 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이 정부가 주택 정책을 제일 잘한다”고 했던 변창흠 국토부 장관 임명을 야당 반대에도 밀어붙였다. 아무 것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다.
4개월밖에 안 된 민정수석을 교체한 것은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가 잇달아 제동이 걸린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위한 지난 1년간 소동의 본질은 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장관을 내세워 각종 정권 불법에 대한 검찰 수사를 봉쇄하려 한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성찰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검찰과 윤 총장에 대한 공격을 더 강화할 조짐이다.
청와대 개편은 대통령이 국정 쇄신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고 실제 달라진 정책을 통해 성과를 내려는 것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수차례 청와대 개편을 했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정권의 무능과 오만, 아집, 내로남불, 적반하장은 그대로다. 이번 개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대하는 국민도 없다. 왜 하는지도 모를 청와대 개편을 또 한번 했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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