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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가 승리 보증수표라는 착각… 자중지란에 빠진 野

Marine Kim 2021. 3. 21. 22:30

사설]단일화가 승리 보증수표라는 착각… 자중지란에 빠진 野

동아일보 입력 2021-03-20 00:00수정 2021-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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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어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이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종일 핑퐁게임을 벌였다. 안 후보가 먼저 “국민의힘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하자 오 후보도 “내가 양보하겠다”고 하는 등 릴레이 기자회견을 이어가면서 일단 협상 재개의 물꼬를 튼 것이다. 이에 따라 지지부진하던 단일화 동력이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그리 간단치 않다. 유선전화 반영 비율, 경쟁력 조사냐 적합도 조사냐 여부, 여론조사 시점 등을 둘러싼 양보의 내용이 달라 실무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양보 발언이 단일화 무산 위기에 따른 책임 공방까지 감안한 홍보전 성격도 짙어 보인다.

 

양측은 그동안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지만 허언(虛言)에 그쳤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박빙인 것으로 나타나자 조금이라도 자기에게 유리한 단일화 방식을 고집해 온 것이다.

 

어제 양측은 “우리에겐 정권심판이라는 지상가치만 있을 뿐이다”(오 후보), “불리해도 단일화를 조속히 이룰 수만 있다면 감수하겠다”(안 후보)고 했다. 공허한 레토릭이 아니라면 두 후보가 속히 매듭을 지어야 한다. 서로 양보를 다짐해 놓고 또다시 디테일 싸움을 벌여선 안 된다. 투표용지 인쇄 직전까지만 단일 후보를 내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마냥 끌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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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자체만으로 야권 승리의 보증수표가 될 수는 없다. 명분 있는 단일화, 비전을 공유하는 단일화라야 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후보를 향해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다”고 했다. 이런 식이면 설사 어렵사리 단일화가 된들 ‘화학적 결합’은 어려울 것이다. 이런 와중에 무소속 홍준표 의원과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 등도 “단일화 걸림돌 김 위원장은 사퇴하라”며 설전(舌戰)에 가세했다. LH 사태로 인한 정권심판론 확산이 오히려 범야권의 자중지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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