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등 ‘전국민중행동’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연 대규모 집회에서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불평등 세상을 갈아엎자” “주거·교육·교통·의료의 공공성 보장하자”고 연설했다. 또 민노총 금속노조 출신으로 이번 대선에 출마한 이백윤(무소속) 후보는 자신을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라고 소개하면서 “철밥통이 문제가 되는 사회가 아니라 전 국민의 철밥통 시대를 열어가자”고 했다.
흔히 ‘철밥통’이라는 것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때 되면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공무원 등을 비판할 때 쓰는 말이다. 아예 전 국민을 철밥통으로 만들자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국민의 환심을 사기도 어려운 소리일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요즘 여야 대선 후보들이 던지는 공약을 보면 ‘전 국민 철밥통’식 엉터리 주장과 무엇이 다른지 헷갈릴 정도다.
대선 후보들은 나라의 살림 여건은 완전히 외면한 채 수십조, 수백조 원짜리 선심성 공약을 마구잡이로 던지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00만호를 ‘기본주택’으로 지어 공급하겠다고 했다. 한 채에 평균 3억원 정도 건설비가 드는 것을 감안하면 약 30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임기 중 250만채를 공급하겠다며 그중 30만채는 ‘청년 원가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하는데 약 90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다. 이 후보의 기본소득과 기본대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원가주택’ 공약 같은 것들은 ‘전 국민 철밥통’과 다를 바 없는 포퓰리즘이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사병 월급 200만원, 모든 학생에게 디지털 학습 기기 지급, 비정규직 공정수당 등 후보들의 돈 뿌리기 공약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 모든 곳, 모든 분야에 있는 국민에게 전부 돈을 뿌려서 표를 긁어모으겠다고 작정한 사람들 같다. 그 뒤에 어떤 결과가 올지 후보들 스스로 잘 알 것이다. 탈모 치료제 살 돈을 지원하겠다고 해서 화제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모발 이식까지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데엔 할 말을 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짜 철밥통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정책이다. 여기에 필요한 노동시장 개혁이나 연금 개혁, 공공부문 개혁, 재정적자 축소, 규제 완화 같은 ‘좋지만 입에 쓴 약’에 대해선 여야 모두 입을 다물고 있다. 표만 주면 원하는 것을 다 해주겠다는 정치인들은 ‘전 국민 철밥통’이 아니라 ‘전 국민 고통‘의 시대를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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