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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여자탈의실에 숨겨진 3대의 몰래카메라…몰카탐지기 직접 사용해보니

Marine Kim 2016. 9. 8. 20:59

헬스장 여자탈의실에 숨겨진 3대의 몰래카메라…몰카탐지기 직접 사용해보니

  • 09.08 15:50

5일 오후 서울 조선일보 사옥 헬스장 내 여자탈의실을 각종 몰래카메라 탐지기로 수색해보았다. 각종 몰래카메라 탐지기(위)와 레이저 렌즈 탐지기를 통해 몰래카메라를 수색하는 모습(아래). /전성필 기자.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전 수영 국가대표 선수가 진천선수촌 여자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는 일도 있었다. 몰래카메라 범죄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첨단 장비를 활용해 몰래카메라를 찾아내는 보안업체를 찾는 수요도 늘었다.

최근 몰래카메라는 볼펜·스마트키·USB 등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는 소품처럼 생긴 데다 손톱만한 크기의 초소형 제품도 다양하게 나와 있어 눈 앞에 보고서도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것을 교묘하게 숨겨놓았다면 과연 탐지 장비를 이용하더라도 찾는 것이 가능할까.

지난 5일 한 보안업체에 의뢰해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에서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직접 사용해보았다. 우선 조선일보 사내 헬스장 여자 탈의실에 몰래카메라가 숨겨져 있는지 조사했다. 또 3대의 몰래카메라를 회사 안에 숨겨놓고 보안업체 직원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지 실험했다.

이날 오후 조선일보 사내 헬스장 여자탈의실에 각종 몰래카메라 탐지기가 선을 보였다. 고주파 탐지기와 레이저 렌즈 탐지기, 도청 장비 탐지기 등 여러 종류의 몰래카메라를 찾아낼 수 있는 장비들로 이들 장비는 한 대당 1000만원이 넘기도 한다.

고주파 탐지기는 몰래카메라가 작동할 때 발산하는 주파수를 탐지하는 방식으로 몰래카메라를 찾아낸다. 레이저 렌즈 탐지기는 레이저를 쏴 몰래카메라 렌즈에 반사된 빛을 찾아내는 장비다. 전원이 꺼져 있거나 작동하지 않는 몰래카메라도 찾아낼 수 있다. 렌즈 없이 녹음만 이뤄질 때 나오는 주파수를 잡아내는 도청 탐지기도 있었다.
5일 오후 서울 조선일보 사옥 헬스장 내 여자탈의실을 각종 몰래카메라 탐지기로 수색해보았다. 주파수 탐지기(사진 위)에는 숨겨진 몰래카메라가 찍는 장면이 전송돼 나타난다. 레이저 렌즈탐지기(아래)는 작동하지 않는 몰래카메라의 렌즈를 찾아낼 수 있다. /사진=차재문 기자.

헬스장 여자 탈의실 옷장과 벽면, 거울, 천장, 에어컨 기기 주변부 등을 주파수 탐지기를 통해 꼼꼼히 탐지했지만, 카메라가 숨겨져 있을 때 나는 알람은 울리지 않았다. 레이저 렌즈 탐지기를 이용해 숨겨져 있는 카메라 렌즈도 찾았지만, 몰래카메라는 없었다.

이어 기자는 직접 몰래카메라를 여자탈의실 곳곳에 숨긴 뒤 보안업체 직원이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지 실험해보았다. 일반 카메라형 몰래카메라 1대와 자동차 스마트키 모양 몰래카메라 1대, USB 메모리 모양 몰래카메라 1대 등 총 3대를 각각 탈의실 내 청소기 주변, 탈의실에 놓인 티슈 상자 안, 헬스용 옷 사이에 숨겼다.

보안업체 직원은 가장 먼저 주파수 탐지기로 여자탈의실 구석구석을 살폈다. 실험을 시작한 지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보안업체 직원은 몰래카메라 주파수를 감지해 일반 카메라형 몰래카메라를 찾아냈다. 주파수 탐지기로 수색을 마친 보안업체 직원은 레이저 렌즈 탐지기를 꺼냈다. 반짝이는 붉은색 레이저가 여자탈의실 곳곳을 비췄다. 보안업체 직원이 탈의실 구석구석을 살폈고, 실험 시작 약 5분 만에 헬스용 옷 사이에 숨겼던 자동차 스마트키 모양 몰래카메라를 찾아냈다. 다시 약 5분 뒤 티슈 상자 속에 숨겨져 있던 USB 메모리 모양 몰래카메라도 찾아냈다. 총 3대의 몰래카메라를 찾는데 10분 정도가 걸렸다.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범죄는 신체 접촉이 일어나지 않아도 성범죄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카메라 등의 기계장치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신체를 촬영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때에 따라서는 20년 동안 신상정보등록과 10년 취업제한 등의 추가적인 형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카메라가 소형화하고 모양도 일상용품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교묘해지면서 일반인이 몰래카메라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최근 나오는 몰래카메라는 렌즈가 3mm 미만의 초소형 렌즈로 만들어져 자세히 수색하지 않으면 발견하기조차 어렵다. 전문가들은 실제 몰래카메라는 훨씬 찾기 어려워 늘 주변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장소에서는 주변을 살피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을 만한 곳에는 소지품을 놓아 막는 등 평소에도 촬영 당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