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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2014년 4월이었다. “청와대의 지시로 국가대표가 되기에 부족한 정유라(당시에는 개명 전으로 정유연) 씨가 승마 국가대표가 됐다.”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폭로하자 쌍지팡이를 짚고 나선 사람이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이 선수의 부모님이 누구이고 윗대 어른이 누구라는 이유로 이렇게 훌륭한 선수에 대해서 음해를 하는 것은 문체부가 두고 보고 있으면 안 될 일이다. 불공정 세력이 정상 세력을 몰아내려고 하는 움직임에 문체부가 단호하게 대처해 달라.” 3개월 후 김 의원은 여성가족부 장관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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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강은희 의원도 “허위 사실이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보는데 명예회복을 해줘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리고 총선 출마를 위해 작년 12월 김 장관이 떠나자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4일 ‘최순실 게이트’에 소극적 동조를 했다는 야당의 질타를 받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눈물까지 보여야 했지만. 여가부 장관은 영부인 몫이란 소문도 있으니 최순실의 위세를 생각한다면 터무니없는 인사도 아니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김윤옥 여사를 보좌한 김금래 의원이 여가부 장관을 지냈다.
▷대통령이 여성인 걸로 충분하다는 뜻일까. 박근혜 정부는 여성 장관의 암흑기다. 여가부를 빼면 윤진숙 조윤선 두 명만 여성이다. ‘수첩인사’임이 분명한 윤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숱한 자질 논란 끝에 불명예 퇴진했고, 조 장관은 여가부 장관과 정무수석을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올라 ‘대통령의 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정치권 안팎에선 조 장관의 중용도 최순실 작품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는 최순실을 “모른다”고 했으나 개인적 친분은 몰라도 존재 자체를 몰랐을 리는 없다. 김종덕 전임 문체부 장관은 최순실의 측근인 차은택과 이런저런 인연이 있었던 사람이다. 문체부 예산과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최순실이 후임 장관 인사에도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돌고 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