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조의연 판사,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이재용 부회장·조의연 판사,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 신수지 기자

• 입력 : 2017.03.03 03:09

- 무작위로 사건 배당했는데
첫 영장 기각했던 趙판사… 李부회장 1심 맡게되자 재배당 요구, 재판부 교체

이재용 부회장, 조의연 부장판사.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첫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조의연(51) 부장판사가 한때 이 부회장의 1심 담당 재판장으로 지정됐다가 '사건 재배당'을 요구해 재판부가 바뀌게 됐다.

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날 법원이 실시한 사건 배당에서 형사21부(재판장 조의연)가 이 부회장의 재판을 맡게 됐다. 사건 배당은 전산 시스템을 통해 무작위로 실시되기 때문에 서울중앙지법의 13개 형사합의 재판부 가운데 한 곳인 21부에 이 부회장 사건이 배당된 것이다.

조 부장판사는 영장 전담 판사이던 지난 1월 19일 "뇌물죄 성립 여건인 대가 관계나 부정한 청탁에 대한 소명(疏明)이 부족하다"며 특검팀이 청구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 부장판사는 영장 기각 이후 각종 헛소문과 비난에 시달렸다. 그중엔 조 부장판사에게 아들이 없는데도 "조 부장판사의 아들이 삼성에 취업하기로 확정됐다"는 것도 있었다. 조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있었던 법원 내부 인사에서 보직이 바뀌면서 서울중앙지법의 형사재판장을 맡게 됐다.

조 부장판사는 2일 오후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적이 있고, 이는 법원 예규상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서 현저하게 곤란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재배당을 요구했다. 이에 조 부장판사를 제외한 서울중앙지법의 형사합의 재판장들이 회의를 열어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로 사건을 재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특검법상 특검이 기소한 피고인들에 대한 1심을 3개월 이내에 하도록 돼 있는데, 형사33부는 신설된 재판부여서 여력이 있는 반면 형사21부 등 기존 재판부는 50건 이상의 다른 재판이 계류 중이라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무도 형사33부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특검팀이 3주 넘게 보강 수사를 거쳐 지난 2월 16일 재청구한 이 부회장의 영장은 한정석 영장판사가 "새롭게 구성된 범죄 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 자료 등 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발부했다. 특검팀은 지난 28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433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이 부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한편 이 부회장 사건 재판을 맡게 된 이영훈(47)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94년 사시 36회에 합격했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 등을 지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03/201703030016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