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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전세살이…입주폭탄에 ‘깡통전세’ 주의보

Marine Kim 2017. 3. 3. 07:44

위험한 전세살이…입주폭탄에 ‘깡통전세’ 주의보

  • 이창환 기자
    • 입력 : 2017.03.03 06:06
  • 주택시장 침체와 공급과잉으로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떼이는 이른바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와 내년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는데, 최악의 경우 입주 대란으로 집값이 빠르게 내려가면 깡통전세 피해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 깡통전세는 집값이 전세보증금 아래로 떨어져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메울 수 없는 전셋집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처음 등장해 2003년 카드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때마다 사회 문제가 됐다.

    ◆ 2년간 79만가구 입주 폭탄 부메랑으로


     그래픽 =박길우 디자이너
    그래픽 =박길우 디자이너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36만9759가구로 1999년 36만9541가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입주 물량이다. 내년엔 이보다 많은 42만589가구가 입주한다. 2년간 79만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전세금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전세 거래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도 우려된다.

    이렇게 전셋값이 떨어지면 기존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나타난다. 입주 폭탄이 부메랑으로 작용해 깡통전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재연될 수 있는 것이다.

    공급 증가에 따른 수요층의 심리적 위축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택가격이 5% 하락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를 초과하는 한계가구 비중이 10.2%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매매가 하락의 후폭풍을 경고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 센터장은 “깡통전세가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집주인이 대출금을 제대로 갚지 못해 연체되는 상황에서 집값까지 하락하는 상태가 이어져 발생하는 것”이라며 “집주인이 세입자 보증금 반환, 대출금 상환 압박 등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주택을 내놓는 상황이 반복되면 최악의 상황인 집값 하락으로 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늘어나는 잠재적 깡통전세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전월세 물건 시세표가 붙어 있다. /성형주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전월세 물건 시세표가 붙어 있다. /성형주 기자
    깡통전세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위험 요소다. 보통 아파트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깡통전세가 될 위험이 크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3.3%로 지난해 12월(73.2%)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서울 전세가율은 2014년 64%에서 지난해 6월 75.1%로 고점을 찍은 후 6개월 연속 약세를 보이더니 지난달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80~90%에 육박해 매매가격 수준에 근접했다.

    전셋값이 집값을 뛰어넘은 경우도 있다. 전북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1억4000여만원이었는데, 전세가는 1억2000여만원으로 2000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전세가율이 100%가 넘는 아파트도 전북에는 45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로 전세보장보험 가입은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에 새로 가입한 가구는 3만4258가구로 전년(3941가구)보다 9배 가까이 늘었다. 민간기업인 SGI서울보증보험의 ‘전세금 보장 신용보험’도 2015년 1만4156건에서 지난해 1만5705건으로 늘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02/2017030202455.html#csidxbbdae97ee9f7456accd6fa21d80d7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