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스메드 "다관절 수술기구, 해외서 큰 반응… 3년 내 유니콘 희망"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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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주 대표 "1000만원 넘는 복강경 로봇수술 만큼 효과있어"
"코로나 진정되면 내년 매출 500억 목표…해외 반응 뜨거워"
"로봇수술을 하면 1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데, 몇십만원으로 같은 효과를 내니까 해외에서 소름 돋는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의료기기 스타트업 리브스메드의 이정주 대표는 일회용 다관절 복강경 수술기구 ‘아티센셜’에 대한 해외 반응을 이렇게 소개했다. 아티센셜은 의료보험을 적용받아 개당 30만원이면 수술에 쓰인다. 해외에선 500달러다.
지난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테크노파크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대당 40억원인 수술로봇 ‘다빈치’에선 의사가 수술 부위의 촉감을 느낄 수 없지만, 아티센셜은 다빈치처럼 동작하면서도 반력(反力) 전달이 가능해 수술을 더 정교하게 할 수 있다"며 "해외 의료진, 의료기기 유통사에서 한 달에 100통이 넘는 이메일이 온다"고 말했다.
이정주 리브스메드 대표가 자사의 복강경 수술 기구 ‘아티센셜’을 트레이닝 키트에 넣고 시연하고 있다./최락선 기자
◇ 인공심장 개발 경험, 복강경 수술 기구 도전장
현재 외과수술의 98%는 긴 ‘막대기’에 집게를 단 ‘일자형 기구’로 진행된다. 집게가 열리고 닫고 회전만 하는 한계가 있지만 저렴하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나머지 2%는 미국의 인튜이티브서지컬이 개발한 수술로봇 ‘다빈치’가 차지한다. 단점은 대당 40억원에 이르는 가격이다.
아티센셜은 일자형 기구와 ‘다빈치’ 로봇의 장점을 결합했다. 사람 손목처럼 상·하·좌·우로 움직이면서도 집게를 벌리고 닫고 회전하는 수술 동작이 가능하면서 저렴하다. 이 대표가 6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이유다.
그는 서울대에서 의공학 석·박사를 마치고 고려대 연구교수로 재직할 때까지 인공심장을 연구했다. 세계에서 5번째로 프로펠러가 혈액을 공급하는 인공심장을 개발한 실력파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과 시장성에 한계를 느껴 창업 아이템으로 외과 수술기구를 선택해 2011년 회사를 차렸다.
이 대표는 "전자·기계·재료·화학·공학 등이 연계된 종합선물세트 같은 인공심장 연구를 15년간 하면서 다양한 의료기기 개발 경험을 쌓았다"며 "외과의사 손 자체가 예술인데, 의사 손에 기기를 올려주면 비싼 로봇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위쪽부터 다빈치 로봇의 동작부, 일자형 기구, 다관절의 아티센셜./최락선 기자
아티센셜은 다양한 형태의 집게로 외과수술을 커버할 수 있다./리브스메드 제공
당초 개발기간으로 2~3년을 예상했지만 6년이 걸렸다. 일자형 기구 부품 수(15개)의 10배가 넘는 162개의 부품이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부품을 직접 개발하고 소재를 발굴하는데 협력할 업체를 찾고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
2018년 제품 양산을 마쳤을 땐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복지부에선 복강경 수술 국산화 유공으로 장관 표창을 받았고 2019년 미국 소화기내시경외과학회(SAGES)에서 혁신제품으로 선정됐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사업의 탄력이 붙었다. 지금까지 400억원가량 투자를 받았다. 코스닥 상장사 알리코제약 (15,400원▲ 400 2.67%)도 투자를 했다. 중기부의 예비유니콘에 선정돼 특례보증 금액이 100억원까지 늘었다.
◇코로나 사태를 외과수술 라인업 확장 기회로
이 대표는 2018년 분당 서울대병원 등에서 국내 임상이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했다. 미국 FDA, 유럽의 CE, 일본의 PMDA 인증을 마쳤다. 세계 시장의 40~50%인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직접 미국법인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3000회 이상 수술이 진행됐고, 일자형 기구를 더는 쓸 수 없다고 말하는 교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법인 설립에 대해선 "주변에서 미쳤다고 할 정도로 저돌적으로 미국 시장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예정된 스케줄이 뒤로 밀렸다. 차선책으로 다관절 기능을 바탕으로 한 외과수술 차세대 프로젝트 6개를 가동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한다. 아티센셜의 집게 형태를 20가지로 늘려 대부분의 외과수술에 대응할 라인업을 갖췄다. 지난해엔 레이저로 혈관을 자르는 동시에 봉합하는 ‘무혈혈관절제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내년 매출은 50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3년 이내에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밀한 기구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재료에 이르는 기술로 다양한 외과수술 기구 플랫폼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저비용으로 구현되는 첨단 혜택 추구"
이 대표는 조선·철강을 하이테크 산업으로 키워 국제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의 DNA를 의료기기 산업이 이어받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기기는 완만하게 성장하지만 승자가 독식하는 시장이다. 속도가 느리지만, 후퇴가 없다. 젊은이들이 도전해 볼만 하다"고 말했
다.
그는 또 "CT, MRI같은 화려한 진단기기 때문에 외과수술도 발전됐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인공지능, 자율주행 시대에 외과 수술은 ‘막대기’로 수술하고 있다"며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끝으로 "선진기술을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시장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새로운 방법론으로 첨단 혜택이 저비용으로 구현되는 혁신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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