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與 위원장 의사진행까지 공격, 조금의 이견도 용납 않는 친문 파시즘

Marine Kim 2020. 11. 16. 23:07

[사설] 與 위원장 의사진행까지 공격, 조금의 이견도 용납 않는 친문 파시즘

조선일보

입력 2020.11.16 03:22

 

 

 

 

 

 

 

민주당 정성호(왼쪽) 의원과 박용진 의원./연합뉴스, 이진한 기자

민주당 정성호·박용진 의원이 ‘문빠’라 불리는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당을 떠나라”는 댓글 공격을 받았다. 두 의원이 대단한 소신 발언을 한 것도 아니다. 상식적이고 해야 할 말을 했을 뿐인데도 욕설 비난을 받았고,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까지 오르내렸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정 의원은 회의 진행 과정에서 추미애 법무장관이 야당 의원 질문에 끼어들자 제지하며 “정도껏 하세요. 좀”이라고 했다.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이 회의 진행을 위해 의원이나 장관 발언을 제지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런데 친문 지지자들은 “당신이 뭘 안다고 추 장관에게 소리를 지르느냐” “그렇게 하라고 국민이 180석 준 게 아니다” “다음 공천은 못 받을 줄 알아라”고 공격했다. 정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깝다는 이유로 “이재명 끄나풀이었다”는 공격도 있었다. 상식·합리와는 담을 쌓은 행태다. 댓글에 시달린 정 의원은 “원활한 의사 진행을 위해 딱 한마디 했더니 하루종일 피곤하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대학 강연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여러 과오가 많은 분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군사 독재, 반(反)인권은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두 사람은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이 있었다”고 했다. 일방적 옹호도 아니고 ‘공(功)은 공대로 과(過)는 과대로 평가하자’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친문 지지자들은 “미친X이 미친 소리 한다” “하다 하다 친일파 논리를 펴느냐”고 했다. 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은 박 의원을 향해 “민노당을 하다 이제 박정희·이승만 찬양을 하느냐”고 했다. 조금의 이견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공수처법 표결 때 기권했다가 징계를 받은 금태섭 전 의원은 결국 민주당을 탈당해야 했다. 금 전 의원은 조국 청문회 때 “말과 실제 삶이 다른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했다가 대통령 지지층에게 ‘좌표 찍기’를 당했다. 이제 민주당 의원들은 한 줄로 서서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을 합창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극렬 지지층에게 좌표 찍혀 수모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견은 물론이고 맘에 안 들면 위원장 의사진행 발언까지 문제 삼고 입을 막아버린다. 극렬 지지층과 입을 맞춘 정권의 독선과 경직성의 수위도 높아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