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Story★
●청룡 투혼의 위대한 승리-푸옥록(phuoc loc) 30고지 전투( 5 )
4. 검은 묘비들 사이로 흔들리는 적들의 그림자들
무전기 2대가 함께 있는 경우 한 번의 수류탄 공격으로 파손되는 위험이 있어서 옆에 있던 2명과 함께 본부반에 떨어져서 합세하도록 하고, 나는 혼자서 무전기를 곁에 두고 사격을 유도하였다.
중대 본부반에 중대장과 가까이 있어야 했는데 그 위치에서는 전방 주시가 되지 않아 3소대장 쪽으로 약간 전진하였다.
빗물이 눈으로 들어가서 눈을 부릅뜨고 전방을 보면서 사격을 유도하다보니 비탈 전면에 있는 공동묘지 비석들이 여기 저기 많이 보였다. 바람이 불어 조명탄이 흔들흔들 하며 조명을 비추니 비석의 그림자도 같이 일렁대고 있어서 아주 혼란스러웠다. 더구나 조명탄이 4개나 5개가 하늘에 떠서 빛을 내기 때문에 비석들은 하나하나 마다 여러 개의 그림자를 만들어서 더 많은 적으로 환각하게 되어 더욱 어려웠다.
그런데 그사이 사이로 수십 명의 적들이 오리걸음으로 접근해오는 것이 보였고 비석을 방어벽처럼 기대서 사격을 가하기 때문에 더욱이 위기감이 돌았다.
일단은 3소대 전면 넘어 작은 고개로 적들이 계속 접근하고 있다고 직감하고는 먼 뒤쪽 화집점에서 부터 줄이기 50과 좌로100 또는 우로 100정도로 간단한 명령만 되풀이 하였다.
너무도 가까이 10미터 이내에서 적들이 다가오므로 나 역시 M2 칼빈소총으로 응사를 하였다.
한동안 무전으로 포탄을 유도를 하면서 총을 쏘다 보니 방금 전까지도 곁에 있는 줄 알았던 전창우 소위가 없었다, 아니 아무도 없이 맨 앞에서 혼자서 총을 쏘고 있었던 것이다.
몸을 돌려 다시 사격을 하려는 데 너무나 놀라서 가슴이 철렁하였다.
이런 난처한 일이 어떻게 일어난단 말인가? M2 칼빈소총이 고장서 노리쇠가 움직이지 않았다.
소대원들은 육박전 후에 급히 후진하고 나 혼자 있는 상황에 총까지 고장이 났으니 내가 이동할 때 누가 엄호를 해줄 병사가 없었다.
우선 권총을 꺼내어 눈에 보이는 적들에게 연발사격을 하고는 5미터 정도 뒤로 몸을 날렸다. 그래도 내가 최전방이었다. 엄폐물이 없어서 우선 후방에 놓여있던 61미리 박격포탄 박스 3개를 엄폐물로 삼고 엎드렸다. 거의 15m 나 후진을 한 셈이다.
61미리 박격포탄은 중대본부위치에 있었으니 진지를 많이 점령당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칼빈총 노리쇠를 군화 발바닥으로 재빠르게 밀었다 당겼다 세 번을 반복하였다. 사격하던 칼빈소총이었기 때문에 총열이나 윗덮개가 어찌나 뜨거운지 손으로 잡기가 어려웠다. 발바닥으로 노리쇠를 미는데 손으로 잡을 곳이 마땅하지 못해서 무척 고생을 하였다.
노리쇠 홈에 묻어있는 진흙이 고장원인이었다.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노리쇠를 발로 찼다. 얼마나 다급한 상황이었는지 그래도 순식간에 처리를 하였지만 그 시간에 얼마나 초조하였던가?
세 번째 발로 차서 뒤로 밀은 후에 노리쇠를 당기니 실탄이 밖으로 나오면서 장전이 확인되었다.
다시 전방에서 오리거름으로 계속 다가오는 적들에게 총을 쏘다보니 다시 3소대원들이 서너 명이 내 곁으로 전진해왔다. 자기들 전방에서 내가 총을 쏘니까 같은 소대원인줄 알고 힘을 내어 전진 방어를 하려고 온 것이다.
도대체 관측반원들은 어디로 갔나? 아무도 포병관측병은 안 보였다.
뒤돌아 보니 1소대 쪽에서도 여전이 총격전은 버러지고 있으나 처음 공격해오던 때 보다는 다소 격전상태가 누그러진 것처럼 보였다 다행이 3소대 후방인 1소대 쪽에서는 적탄이 내가 있는 쪽으로는 오지 않았다.
내가 있는 1소대전면 능선에서 4~5미터 바로 밑에 있는 관목이 줄지어 있는 곳에서 또 같은 호각 소리가 들리는 걸 확인하였다.
누구의 개인호 인지 모르나 그곳에 엎드려 잠시 동정을 살피는데 잠시 후에 또 호각소리가 들리고 우박처럼 수류탄이 날라 왔다. 터지고, 또 터졌다.
적과 너무 근접하다보니 적이 던진 수류탄들이 전부 내 머리위로 날아가 빈 공간인 1소대와 3소대 거의 중간에서 많이 터지는 걸 알게 되었다.
호루라기 소리와 동시에 수류탄이 여기저기서 터지자마자 그 직후에 벌떡 일어서서 구부린 자세로 작은 나무와 수풀을 겨냥해서 연발로 한 탄창을 다 쏘아대었다. 정말 미친 사람처럼 겁도 없이 마구 연발로 사격을 하였다.
그리고는 다시 뒤로 포복을 하며 후퇴를 하였다 왜냐하면 다시 소대원들이 후퇴를 하였기 때문이었다.
M2칼빈 실탄 한 탄창을 발사한 거리가 적과 20미터도 안 되는 상황이었으니 제대로 적들을 파악하고 지향사격을 한 것 같았다.
“ 꽈~ 꽈~ ”하는 여자들의 비명소리와 당황하는 굵은 남자들의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찰나(刹那)같은 순간의 생각이었지만 진해 덕산사격장에서 처음 명중을 알리는 스파타(탄착표시판)가 올라왔을 때 느꼈던 희열이 휙하고 스쳤다.
숲에서 호각 소리도 잠잠해졌다.
무언가 결정적인 와해의 기미가 있는 듯이 보였다.
갑자기 긴장이 풀리고 으스스 추위가 몰려오면서 오줌이 마렵다는 걸 인식하였다.
온 몸이 진흙과 빗물로 다 젖어 있었다. 간간히 총알은 날아오지만 호에 엎드린 채로 해포 7중대와 교신을 하다가 허벅지에 따뜻한 물이 흐르는 걸 느꼈다. 잠간이지만 긴장이 풀리면서 실례(?)를 하였다.
허참 ! 세상에 엎드려서 총을 쏘며 소변을 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런 중에 전방을 주시하다보니 아주 신경이 쓰이는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바로 곁에 무언가 “퍽, 퍽”하며 하늘에서 바로 내 곁에 떨어지는 물체가 있었다.
얼른 불빛에 보니 4.2인지 조명탄이 터지면서 낙하산을 감쌌던 손바닥 두 개만한 하얀 반원형 알루미늄조각이었다. 그것들이 곁에 계속 떨어졌는데도 다른 폭음 때문에 듣지를 못했나보다. 800미터 상공에서 떨어지는 그 쇳조각에 맞으면 죽을 것 같았다.
하늘에서 “펑”하며 조명탄이 번쩍 빛을 발광하면서 터지면 아주 기분 나쁜 소리로 “후루루루 후루루루”하는 소리를 내며 계속 곁에 떨어지고 있었다.
미도파에 상황을 설명하였다. 아마도 사거리조정을 한 모양이었다.
잠시 후에 다시 소대원들이 내 앞으로 포복으로 가는걸 보고는 나도 소대장 곁으로 포복을 시작하였다.
아 ! 나도 지쳤나보다. 앞으로 전진이 되지를 않았다. 두 팔로 힘을 써보며 오른발을 뒤로 밀어도 미끄러지기만 하였다, 왼발에 마비가 왔나보다. 왼발을 당겨도 그대로다.
그래서 왼발을 내려 보았다.
아니?
월남 온지 며칠도 안 되는 월남 신병이 내 발목을 움켜쥐고 벌벌 떨고 있었다.
공포에 떨고 있는 그 수병에게 할 말이 없었다. “야! 내 발 놔! 둘이 붙어있으면 둘 다 죽어, 어서 분대장 찾아가!” 작은 목소리지만 호되게 명령을 하였다. (만일 그 신병이 이 글을 읽는 다면 내게 전화라도 해주길 바랍니다. 사실은 사과를 해야 합니다. 쌍욕을 했으니까.)
앞으로,
다시 뒤로,
그리고 앞으로 개싸움처럼, 하이에나처럼 처절하게 적들과 뒤섞인 것이 몇 번이었나?
후퇴라야 10미터 전후. 다시 전진해야 먼저 번 그 자리였다.
명예해병 "아즈라엘" :
생사가 엇갈리는 순간에 해병리코미의 정신에 이런 미인을 생각을 떠올릴수 있었을까?
김세창:
아 그랬었다!
잠시지만, 정말 순간이지만
간간히 멈치는 빗발 틈새, 틈새로 다가오는
일출을 기다리며
총을 쏘는 중에도
여명(餘明)을 애타게 기다리던 전사의 머리 속에는
평안과 위로를 갈구(渴求)는 마음이 있었고,
엄니의 젖내음나는 속살을 갈구 하고 있었다.
어찌 눈이 시리도록 고된 병사의 멍울진 속 마음에
엄니의 따뜻한 품이, 안식이 목이메이도록 아쉽지 않었을까?
[출처] 청룡 투혼의 위대한 승리-푸옥록(phuoc loc) 30고지 전투( 5 ) |작성자 오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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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투혼의 위대한 승리-푸옥록(phuoc loc) 30고지 전투( 6 )
5. 계곡 입구부터 근접사격으로 검은 들개들을 박살내다.
시계를 보고 또 보아도 고장 난 시계처럼 분침이 요동을 안했다.
연이어 3회 그 지역 정찰을 자세히 하였으니 지형판단을 하기가 용이하였다.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가장 용이한 접근로는 3소대 정면일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쪽의 동북쪽 접근로는 조명지뢰도 터지지 않았고 월맹군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고갯길이 있는 능선 너머가 주 접근로라는 걸 전창우 소위와 함께 전투 초기에 감지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삼태기같이 생긴 Y 자형 계곡으로 적이 계속해서 진입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계곡 양쪽 경사면은 가시넝쿨이 가득하여 맨 아랫길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거의 없었다. 오직 우마차 정도나 겨우 다닐 수 있는 외길로 연결되어 있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접근로 양측 경사면은 가시 넝쿨로 엉켜 있어서 도저히 야간에는 길이외에는 기동이 불가능하였다.
그렇다면 3소대 쪽은 좁은 지역이라 소대 정도의 병력으로도 저지가 가능하다.
그런 단순한 상황판이 서는 입장에서 보면, 3소대 청음초에게 적들의 행동이 일찍 노출되었기 때문에 우리 측에게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조기 경고를 한 결과가 되었다.
반면에 월맹군 지휘관들은 자기들 대부대 병력 숫자만 믿고, 순식간에 9중대 소수병력을 전멸시킬 수 있다는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나보다. 이점이 상판단과 작전계획에 아주 중대한 실수를 한 것이다.
※ 소대이름이 전소위가 선임기수이서 당연히 1소대일 것이라고 추측하였기에 1소대와 3소대의 위치를
잘못 표기하였고 화집점은 MB 101 로 시작되었다고 믿었으나 당시의 편지
(지금의 내자에게 보낸 사신)를 찾게되어 확인하여 처음이 MB341임을 확인하였슴.
MB 346 347 348쪽을 좌우 전후로 계속 반복 포격하면 그거야 말로 독안에 든 쥐에게 수류탄 투척하는 것 과 다를 바가 없었다.
또한 MB349 350등은 포병대대작전에서 후속 지원부대의 접근을 막을 요란사격에 들어갔다고 통보가 왔다.
포병대대장 이갑석 중령이 누구인가?
아니 포병대대의 유능한 참모진들은 또 누구인가?
전 포병대대의 3개 포대와 155미리 포대(육군지원)의 24문의 포가 삼태기 같다는 그 계곡과 계곡 동쪽방면을 연달아 사격하였다.
마치 융단 폭격처럼 차례차례 전후좌우로 쉴 새 없이 퍼부었다.
해병포병대대장 이갑석 중령의 취임 일성으로 “월남 지형을 변형시키겠다!”는 말의 첫 시험무대처럼 한없는 정말 원 없는 포병 사격을 하였다.
포격이 계속되는 동안 대대 작전상황실 “미도파“에서 중령 이갑석 대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관이 원하는 대로 그곳에 포탄은 명중할 것이다”
“귀관이 앞으로 10미터 전진하면 포탄도 10미터 전진한다! 포병 전부대원이 귀관만 믿는다!”
당시 이갑석대대장의 기본 작전 개념은 일단 중대단위의 작전이 신작되면 우선 포병관측장교가 소속된 1개 포대(포병중대)가 사격임무를 전담하여 수행을 하고, 관측장교의 상황설명에 따라 나머지 3개 포대는 적의 접근 예상로나 집결지, 적의 포병진지를 사격한다. 그리고 추가로 도판운영과 지도상의 지형을 보고 또 청룡여단본부의 정보를 파악하여 적의 추가지원 병력의 이동을 못하도록 거의 원형에 가까운 보호망을 펴며 포격을 해준다.
따라서 적들에게는 예상하기 힘든 포탄사격의 피해를 주게 된다. 가시적인 적군들이 관측장교의 눈으로 피격되고 은폐된 적의 장비나 지원 병력의 기동이 완벽하게 차단되도록 무차별적으로 지원하는 포병전술을 월남전에서 최초로 적용하였다.
이 전술의 시험을 성공한 후에 짜빈동대첩에서도 적용하여 11중대를 승리로 이끌어주는 전과를 올렸다.
포탄 유도를 위한 사격임무(fire mission)를 관측장교가 알리면 모든 포병무전은 침묵을 하므로 관측장교 한명 이외에는 누구도 대화가 없는 침묵의 시간이다.
왜냐하면 사격임무라는 명령을 OP에서 내리면 모든 무전기는 재밍(끼어들기)이 금지되고 무선의 최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관측장교의 목소리만 무전기에 들리게 되어 있다.
이런 고립된 상황에 처하면 정말 적진에 숨어들어간 고립된 저격병처럼 뼈를 깎는 듯 한 외로움과 공포가 엄습하게 된다. 이런 때 틈을 보아서 잠간씩 무전기로 들려오는 대대장의 격려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로 큰 위로이며 사기를 높이는 힘을 넣어주는 활력의 원천이었다. 짧은 말 그러나 침착하게, 천천히, 굵직하고, 듬직한 말로 격려하던 목소리가 떠올라서 지난 3월 월남격전지 탐방 후에 그분이 묻힌 대전 국립현충원 묘소에서 소리 낮추어 읍소(泣訴)하였다.
(모든 전공은 보병에게 돌려라~~.당시 청룡부대 이갑석 포병 대대장님의 말씀이다.푸억록 짜빈동 양대 전투에 해포의 지원사격은... 청룡의 승리에 절대적 기여를 하였다 . 포병의 지원사격을 유도 양대전투를 승리로이끈 관측장교 김세창중위님~~ 지난3월 월남탐방을 마치고 대전현충원에 이갑석대대장님을 찾았다)
분명히 같은 장소의 진지에서 연이어 숙영한다는 건 위험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런데 월맹군은 협소하고 기동이 어려운 좁은 접근로를 이용하는 커다란 오판을 하였다.
물론 대대병력정도로 2개 소대를 공격하면 즉시 후퇴하거나 괴멸할 것이라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하지만 그런 오만한 판단은 청룡 3대대 9중대에게는 먹혀들 수 가 없었다.
럭비선수로 단련된 체력에, 최일선 소대장으로 쌓은 노련한 전투경력을 지닌 전창우중위의 용감한 전술 운용이 적군 1개 대대도 두려움 없이 방어하고 있었다.
이때 계곡에서 전사한 적군 월맹군 중에는 상당수의 월남 민간인 보급지원 병력이 많었고 특히 여자 보급지원군이 상당수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김세창 :
지키미 임무 완수를 위하여 군기반장님이 제 사진을 올리셨나요?
고맙기는하지만
제 자랑을 하는것 같아 뿌꾸 부끄합니다 ㅋㅋㅋㅋ
참고로 지도를 보면
④③②① 순으로 적의 주공이 침투하였고 ① 지역을 넘어 공동묘지에서
가장 큰 격전을하였습니다. 도주방향은 역순입니다.
접근선에서는 양방향으로 도저히 기동할 수 없는 가시넝쿨이 가들하여
스스로 함정에 빠져서 꼼짝없이 포탄세례를 받었습니다.
사냥꾼이 함정에 빠진 여러마리의 사냥깜을 타작하듯 캄캄한 밤에도
적들의 아수라현장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재갈공명이 지세(地勢)와 지형(地形)을 전승의 요인으로 승기를 잡었던걸 기억합니다.
[출처] 청룡 투혼의 위대한 승리-푸옥록(phuoc loc) 30고지 전투( 6 ) |작성자 오해병
청룡 투혼의 위대한 승리-푸옥록(phuoc loc) 30고지 전투( 5 ) 푸옥록전투 / 해간33기김세창
계속 (사진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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