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 2016.09.08 07:56
[콘서트 여는 '모닥불' 가수 박인희]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1970~19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세대가 수학여행이나 야유회를 가면 캠프파이어에서 빼놓지 않고 불렀던 노래가 '모닥불'이다. 이 노래를 작곡하고 불렀던 가수 박인희(71)의 음성을 지난 6일 서울 당산동 지하 연습실에서 듣는 기분은 묘했다. 눈앞의 풍경은 분명 연습실인데, 마음속으로는 MT 장소로 유명했던 대성리 강가나 서해안 해수욕장을 걷는 기분이랄까. 살짝 단을 접어 올린 청바지와 운동화, 긴 생머리와 화장기 적은 수수한 모습으로 히트곡을 부르는 박씨의 목소리는 여전히 곱고 단아했다. 박씨는 오는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송창식과 합동 콘서트를 앞두고 이날 연습에 들어갔다.
1970~19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세대가 수학여행이나 야유회를 가면 캠프파이어에서 빼놓지 않고 불렀던 노래가 '모닥불'이다. 이 노래를 작곡하고 불렀던 가수 박인희(71)의 음성을 지난 6일 서울 당산동 지하 연습실에서 듣는 기분은 묘했다. 눈앞의 풍경은 분명 연습실인데, 마음속으로는 MT 장소로 유명했던 대성리 강가나 서해안 해수욕장을 걷는 기분이랄까. 살짝 단을 접어 올린 청바지와 운동화, 긴 생머리와 화장기 적은 수수한 모습으로 히트곡을 부르는 박씨의 목소리는 여전히 곱고 단아했다. 박씨는 오는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송창식과 합동 콘서트를 앞두고 이날 연습에 들어갔다.
대학 시절 배우 꿈 접고 노래 선택
"세월은 흘렀지만 옛 추억 오롯이
직접 쓴 곡 음반으로 내는 게 꿈"
박인희는 숙명여대 불문과에 재학 중이던 1968년 혼성 듀엣 '뚜아 에 무아(Toi et Moi)' 멤버로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솔로 가수로 활동하면서 '모닥불' '방랑자' '끝이 없는 길' 같은 노래로 인기를 얻었다.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를 낭송한 음반도 사랑받았다. 그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도 10년간 활동하다가 1981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 KBS와 MBC 라디오에서 하루 3개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을 했어요. 사전 녹음도 하지 않고 주말 진행자도 없었던 시절이라 일요일까지 매일 6시간씩 생방송을 했죠. 주말마다 어둡고 텅 빈 방송국 복도를 혼자서 걷다가 허전함에 휩싸였어요. 당장 벗어나지 않으면 탈진할 것만 같았죠."
"당시 KBS와 MBC 라디오에서 하루 3개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을 했어요. 사전 녹음도 하지 않고 주말 진행자도 없었던 시절이라 일요일까지 매일 6시간씩 생방송을 했죠. 주말마다 어둡고 텅 빈 방송국 복도를 혼자서 걷다가 허전함에 휩싸였어요. 당장 벗어나지 않으면 탈진할 것만 같았죠."
한 시간에 이르는 인터뷰 내내 라디오 방송을 듣는 것처럼 그의 말은 정갈하고 반듯했다. 수첩에 그대로 받아 적어도 별달리 고칠 문장이 없었다. 당초 그의 꿈은 가수가 아니라 연극배우였다. 박씨는 서울 풍문여고 재학 시절 고교 연극 경연 대회에 참가할 출연자 모집에 응모해서 춘향 역을 따냈다. 고교 1년 선배인 탤런트 김을동이 방자 역이었고, 배우 손숙이 조연출을 맡았다. 박씨는 숙명여대 4학년 때에도 이순재·오현경 등이 활동했던 극단 실험극장의 신인 배우 오디션에 지원해서 합격했다. 하지만 당시 합격자 명단이 일간지에 게재되는 바람에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로 배우의 꿈을 접었다. "꿈을 포기하니까 한숨만 늘었어요. 그 답답함을 달래는 방법이 노래였던 거예요."
1981년 도미(渡美)한 이후 그는 가수로 무대에 서지 않았다. 하지만 35년 만인 올해 초 그는 가수 복귀 콘서트를 가져서 화제를 모았다. 박씨는 "내가 불렀던 곡은 대부분 20대 시절에 작사·작곡하거나 불렀던 노래들"이라며 "우리는 세월의 흐름을 비켜설 수 없는 존재이지만, 노래는 옛 추억을 오롯이 담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무대는 떠났어도 노래를 떠난 적은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1981년 미국 체류 시절부터 틈틈이 60여 곡의 노래를 써두었다"고 했다. 언젠가 이 노래들을 음반으로 녹음하는 것이 꿈이다. "반드시 제가 부르지 않아도 좋고 다른 가수들이 불러도 좋아요. 그저 노래에 걸맞은 주인을 찾아주고 싶은 바람인 거죠."
1981년 도미(渡美)한 이후 그는 가수로 무대에 서지 않았다. 하지만 35년 만인 올해 초 그는 가수 복귀 콘서트를 가져서 화제를 모았다. 박씨는 "내가 불렀던 곡은 대부분 20대 시절에 작사·작곡하거나 불렀던 노래들"이라며 "우리는 세월의 흐름을 비켜설 수 없는 존재이지만, 노래는 옛 추억을 오롯이 담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무대는 떠났어도 노래를 떠난 적은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1981년 미국 체류 시절부터 틈틈이 60여 곡의 노래를 써두었다"고 했다. 언젠가 이 노래들을 음반으로 녹음하는 것이 꿈이다. "반드시 제가 부르지 않아도 좋고 다른 가수들이 불러도 좋아요. 그저 노래에 걸맞은 주인을 찾아주고 싶은 바람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