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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모른다"며 대통령에 공 넘긴 '靑 왕실장'

Marine Kim 2016. 11. 29. 07:48

최순실 모른다"며 대통령에 공 넘긴 '靑 왕실장'

  • 입력 : 2016.11.29 03:00

[국정농단 & 탄핵정국]

- 김기춘, 차은택측과 진실 공방
박지원 "김기춘, '법률 미꾸라지'… 대통령에게 혐의 씌우고 있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사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순실(60)씨 소개가 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2014년 6~7월 차은택(47)씨와 만났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차씨의 변호인이 28일 '김 전 실장이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김 전 실장과 차씨 측이 '최순실씨와의 관계'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모양새다.

차씨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는 이날 "오늘 오전 차씨를 접견해 들은 내용"이라며 "당시 비서실장 공관(公館)에 가기 전에 최순실씨가 차씨에게 '내가 얘기해놨으니 비서실장한테 가면 무슨 이야기를 할 거다'고 해 공관 입구에서 정성근 전 문체부장관 내정자,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을 만나서 같이 들어갔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또 "면담 자리는 차 전 단장을 정 전 내정자와 김 전 차관에게 소개시켜주는 자리의 성격이었다"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모임을 주선한 사람이 최씨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면서, 전날 김 전 실장이 "대통령 지시로 차씨와 10분 정도 단둘이 만나 차를 나눴다. 차씨를 만날 때 김종과 정성근이 있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고 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취재진 질문 공세에 다시 차고로 들어가는 운전기사 -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자택 차고에서 김 전 실장의 운전기사가 차를 몰고 나오고 있다. 취재진이 질문을 쏟아내자 운전기사는 결국 다시 차고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취재진 질문 공세에 다시 차고로 들어가는 운전기사 -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자택 차고에서 김 전 실장의 운전기사가 차를 몰고 나오고 있다. 취재진이 질문을 쏟아내자 운전기사는 결국 다시 차고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고운호 기자
김 전 실장은 쏟아지는 의혹에도 최씨와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박정희 탄생 100돌' 행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순실을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2013년 박 대통령의 여름휴가 때 김 전 실장이 휴가지에서 최씨를 만났고, 2006년 9월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 때도 최씨와 함께 독일에 갔다는 의혹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서도 김 전 실장은 "헛소리, 픽션(허구)"이라고 했다.

김 전 실장은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검찰 조사에서 "2013년 취임 초에 김 전 실장이 '만나보라'고 해서 약속 자리에 나갔더니 최순실씨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자, "그 사람 (정신적으로) 돈 것 아닌가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기밀 문건 유출에 대해서도 "까맣게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문건 유출은) 정호성이 했지. 만일 내게 그런 보고를 하면 내가 허락했겠느냐"며 "어찌 보면 내가 무능해 (정호성에게) 바보 취급 받았는지 몰라도…"라고 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둘러싼 의혹과 해명 정리 표
하지만 검찰 주변에선 작년 2월 비서실장에서 사임할 때까지 '기춘대원군' '왕실장'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으며 청와대 및 정부 업무 전반을 총괄한 그가 최순실씨의 존재조차 몰랐 다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김 전 실장이 '대통령 지시로 차씨를 만났다'고 한 데 대해 "이것은 '대한민국 법률 미꾸라지'이자 형량을 즉석에서 계산할 수 있는 '형량 계산기'인 김 전 실장이 이미 모든 것을 다 검토하고 검찰의 공소장에 공범으로 밝혀진 대통령에게 혐의를 씌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29/20161129002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