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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날에 생명 구한 유학생 출신 해군 장교

Marine Kim 2016. 12. 29. 13:56

크리스마스 날에 생명 구한 유학생 출신 해군 장교

/반휘민 중위 제공
크리스마스 날에 휴가에서 부대로 복귀하던 20대 해군 장교가 역사(驛舍)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응급 처치해 목숨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5일 오후 7시 30분쯤 서울역 플랫폼. 해군 작전사령부 소속 반휘민(26) 중위는 부산행 KTX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휴가를 마치고 근무지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플랫폼 기둥 옆에 한 중년 남성이 쓰러졌다. 반 중위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급히 달려가 상황을 살폈다. 남성의 혀가 안으로 말려들어가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눈이 충혈돼 있었고, 얼굴은 붉은 빛을 띤 채 부풀어 올랐다.

반 중위는 장교 교육 때 배운대로 우선 혀를 잡아 뺐다. 이어 남성의 입에 숨을 불어 넣고 가슴을 압박하는 심폐소생술을 했다. 남성이 계속 눈을 감자, 반 중위는 남성에게 “손발을 계속 오므렸다 폈다 하라”고 말해 의식을 유지시켰다. 이렇게 수분 간 계속 하는 사이 마침 주변에 있던 마취과 의사가 달려와 응급 처치를 도왔다. 남성은 결국 안정을 되찾아 119 구급대에 인계됐다.

쓰러졌던 남성의 신원은 한 지방경찰청에 근무하는 조모(47) 경위로 밝혀졌다. 조 경위는 사고 3일 후인 28일부터 정상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경위의 부인 박모(43)씨는 “생명의 은인인 반 중위에게 어떻게 은혜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평생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 중위는 언론 인터뷰에서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언제든 주변에 위험한 상황에 처한 분이 계시면 달려가도록 교육 받았고, 또 그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작년 해군 학사장교로 임관한 그는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유학생으로, 재학 중 북한 인권 관련 시민 활동을 하면서 통일과 안보에 관심을 갖게 돼 장교로 입대했다. 재학 중엔 럭비 선수로도 활동했다.

왜 해군에 지원했냐는 질문에 반 중위는 “통일된 나라가 세계로 향하려면 해양을 우리의 영토 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개인적 역량을 키우려고 지원했다”고 답했다. 전역 후엔 통일 관련 공부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군 관계자는 “해군은 해상·지상 어디서든 응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게 전 장병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응급처치 교육을 하고 있다”며 “이번 반 중위의 선행은 그러한 교육의 효과가 유감없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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