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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선배 챙겨줘서 고마우이" 유재경이 최순실 측근에 보낸 문자

Marine Kim 2017. 2. 3. 14:48

못난 선배 챙겨줘서 고마우이" 유재경이 최순실 측근에 보낸 문자

  • 입력 : 2017.02.03 14:14

유재경 주미얀마대사가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유재경(58·사진) 주(駐)미얀마 대사는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대사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최순실씨 추천이 있었다는 것을 극구 부인했다. 그러나 특검 조사가 시작되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최씨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고 인정했다. 반나절 만에 유 대사가 말을 뒤집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유 대사가 최씨 추천 사실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가 최씨와 친분이 있는 이상화 하나은행 본부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결정적이었다고 한겨레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유 대사가 지난해 3월 3일 이 본부장에게 ‘내가 자격이 되는 자리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못난 선배 챙겨줘서 고마우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31일 소환된 유 대사가 뻣뻣한 태도로 일관하자 유 대사에게 이 문자메시지를 보여줘 “최씨를 여러 차례 만났고 최씨의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씨가 사실상 ‘대사 면접’을 보고 박근혜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임명된 유 대사는 삼성전기 전무 출신으로 삼성전기에서만 30년 가까이 일한 데다 미얀마와는 전혀 인연이 없다. 이로 인해 외교가에선 ‘무척 이례적인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유 대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전기 유럽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옛 외환은행 소속으로 독일에 나와 있던 이씨와 고려대 유럽 교우회에서 만난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배 챙겨주었다’는 문자는 이 본부장이 유씨를 최순실씨에게 연결시켜주었다는 의미이다.

이 본부장은 2015년 10월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으로 근무하며 정유라에게 특혜 대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2016년 1월 독일에서 귀국한 뒤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된 이후 한 달 여 만에 신설된 글로벌 영업 2본부장으로 승진했다. 특검은 이씨가 승진하는 과정에 최씨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검은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서 이씨의 이름이 발견된 점에 비춰 최씨의 부탁을 받은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을 통해 그의 승진 인사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있다. 안 전 수석은 특검에서 “당시 대통령이 ‘왜 이씨가 승진이 안 되느냐.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처럼 최씨가 각별히 챙긴 이씨가 미얀마 대사 후보로 선배인 유씨를 최순실씨에게 소개했고, 최씨가 그를 박 대통령에게 대사 후보로 추천했다는 것이다. 유 대사는 내정 뒤인 지난해 3월과 5월 최씨를 두 차례 만났다. 특검은 최씨가 미얀마 대사에 측근을 심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 이권을 챙기기 위해 유씨를 청와대에 추천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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