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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 10%, 진단 때부터 눈에 합병증… '失明 시한폭탄' 안고 산다

Marine Kim 2015. 5. 13. 22:59

당뇨병 환자 10%, 진단 때부터 눈에 합병증… '失明 시한폭탄' 안고 산다

 

당뇨망막병증

실명 원인 1위… 인지도 낮아
환자 70%, 검진 받은 적 없어
당뇨병 10년이면 절반 발병
당뇨병 진단 시 망막검사를

 

입력 : 2015.05.13 04:30

시력을 담당하는 눈의 망막이 손상되는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을 앓은 지 오래 돼야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과 다르다. 망막전문의들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 중 1명은 진단 당시 당뇨망막병증이 있을 정도로 이미 눈에 합병증에 온 경우가 있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강세웅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이 생기고 수년 뒤에 생기지만, 당뇨병 환자 대부분은 정확히 언제부터 병을 앓기 시작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당뇨병을 진단 받은 시점에 망막검사를 꼭 한 번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 중 1명은 이미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이 있다. 당뇨병 진단 후 바로 망막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 중 1명은 이미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이 있다. 당뇨병 진단 후 바로 망막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실명 원인 1위… 인지도 떨어져

당뇨병으로 인해 생기는 합병증 중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당뇨망막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은 한 번 생기면 회복이 안 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대한안과학회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실명 원인 1위는 당뇨망막병증이다. 병에 대한 인지도도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2012년 한국망막학회가 당뇨병 환자 26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54%)이 '당뇨망막병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자세히는 모른다'는 답변이 31.2%, '당뇨병 진단 후에 망막검사를 한번도 받지 않았다'는 답변은 70.4%나 됐다.

◇혈당관리 잘 해도 위험

당뇨망막병증은 혈당 관리만 잘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당뇨망막병증은 높은 혈당보다 당뇨병을 오래 앓은 기간이 더 큰 위험인자이다. 혈당 조절을 잘 하더라도 당뇨병이 생긴 지 10년 후가 되면 환자의 상당수에서 당뇨망막병증이 생긴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고형준 교수는 "당뇨병을 앓은지 10년 후가 되면 5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고 30년 후에는 90%에서 망막병증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강세웅 교수는 "혈당 외에 높은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등도 당뇨망막병증에 영향을 미친다"며 "다른 안과 질환이 있거나 유전적인 소인에 따라 당뇨망막병증이 잘 생기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눈의 구조 / 정상 망막 /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망막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세브란스병원 제공
◇당뇨병 진단 후 바로 검사 해야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으면 망막검사를 받아야 한다. 권형준 교수는 "눈동자를 키우는 산동(散瞳) 검사 후 망막을 보는 안저촬영을 해야 망막을 정확하게 살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 후 이상이 없으면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다가, 치료가 필요할 때 바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한길안과병원 망막센터 박영숙 센터장은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망막에 비정상적으로 혈관이 자란 경우는 레이저를 통해 혈관을 없애는 치료를 한다.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부종이 생기면 부종을 가라 앉히는 주사제를 쓴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는 단순한 노안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약간의 빛번짐이나 눈 속 출혈로 인한 비문증(눈 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듯한 증상)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박 센터장은 "증상에 의존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망막

눈 내부에 있는 두께가 0.1~ 0.5㎜의 얇은 신경막. 망막은 눈에 들어온 빛 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꾸어 신경을 통해 대뇌에 전달해 사물을 인식할 수 있게 한다. 망막이 손상되면 시력저하, 실명까지 온다. 망막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려면 망막에 분포하는 혈관이 건강해야 한다.

☞ 당뇨망막병증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이 손상되는 병. 당뇨병으로 인해 혈당이 높아 망막 미세혈관의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망막은 혈액공급을 받기 위해 신생 혈관을 만든다. 신생 혈관은 쉽게 파열돼 출혈을 일으키고, 망막이 일그러지거나 부종이 생겨 나중에는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