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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存 가능 72시간 지나자… 中, 바로 선체 인양

Marine Kim 2015. 6. 6. 14:16

2015.06.06 03:00

["中 상명하달 시스템 때문… 피해자 가족 의견 반영 안돼"]

유족 사고 현장 접근 막고 사망·실종자 정보도 미흡
악천후 속 운항은 미스터리… 안전규정 위반 의혹도 나와

양쯔강에 침몰했던 대형 여객선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가 5일 오전 9시쯤 3층짜리 선체를 드러내며 물 밖으로 나왔다. 지난 1일 밤 9시 28분쯤 승객과 승무원 456명을 태우고 침몰한 이후 83시간 30여분 만이다.

후베이성의 장강일보(長江日報)는 이날 "구조 당국은 4일 밤 생존 가능 시간인 72시간이 지나자 곧바로 선체 인양 작업에 착수했다"며 "5일 오전 7시부터 뒤집힌 선체를 바로 세우기 시작해 9시쯤 선체를 물 밖으로 끄집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관영 CCTV는 이 장면을 생중계했다.


	양쯔강에 침몰했던 대형 여객선‘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인양 작업이 사고 나흘 만인 5일 오후 6시 50분(현지 시각) 마무리되자, 흰색 작업복을 입은 중국 공안 100여명이 선박 내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강변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양쯔강에 침몰했던 대형 여객선‘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인양 작업이 사고 나흘 만인 5일 오후 6시 50분(현지 시각) 마무리되자, 흰색 작업복을 입은 중국 공안 100여명이 선박 내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강변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중국 당국은 500)급 크레인선 2척과 160)급 크레인선 1척을 동원해 이날 2시간 50분 만에 해당 선박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AP 뉴시스
드러난 선체의 꼭대기 부분은 크게 훼손돼 있었다. 배가 전복되는 과정에서 심한 충격을 받았다는 증거로 보인다. 배가 올라오면서 피해자 소지품으로 추정되는 신발·가방·인형 등도 대거 떠올랐다. 당국은 시신과 유품의 유실을 막기 위해 하류 200m 지점에 그물을 설치했다.

이어 선체의 물이 빠진 직후 구조대를 투입해 유해 수습에 나섰다. 이에 따라 확인된 사망자 숫자는 100여명으로 늘었다. 생존자는 사고 첫날과 마찬가지로 14명이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추가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건국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이번 사고는 침몰 100시간 만에 사실상 종결되는 분위기다. 속전속결이다. 구조 현장을 지휘하던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베이징으로 돌아갔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세월호와 달리 침몰에서 인양까지 4일이 걸리지 않은 것은 피해자 가족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 중국 특유의 시스템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피해자 가족의 사고 현장 접근을 계속 막았다. 사망·실종자 관련 정보도 제때 제공하지 않았다. 배에 구멍을 뚫으면 가라앉을 수 있다는 가족의 우려에도, 배 바닥 3곳을 절단해 생존자를 찾는 구조 작업을 강행했다. 이 때문에 피해자 가족 수십 명은 이날 후베이성 젠리(監利)현에 마련된 당국의 기자회견장으로 몰려가 울분을 토해냈다. 한 70대 여성은 "정부가 (피해자) 가족과 내외신 매체의 접촉을 막고 있다"며 "왜 우리에게 말할 권리를 주지 않느냐"고 외쳤다. 당국은 "피해자 가족을 위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남은 건 사고 진상 규명과 보상이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이날 난징(南京)해사국 문건을 인용해 "사고 선박은 2년 전 안전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2013년 둥팡즈싱은 안전 규정 위반으로 적발됐고,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선박은 1994년 건조 이후 수차례 개조를 거쳤다. 악천후 속에서 운항을 강행한 이유도 미스터리다. 둥팡즈싱의 장순원(張順文) 선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배 속도를 조절해 바람에 맞서려고 했으나 갑자기 강풍이 불면서 선체가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둥팡즈싱 소속 회사인 충칭둥팡룬촨(重慶東方輪船)공사 장자오 대표는 이날 "만년을 편히 보내야하는 장년 승객들이 불행을 맞았다"고 사과하면서도, "(둥팡즈싱을) 여러 번 개조했지만, 규정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