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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수도 시장 집무실에서 '기쁨조' 강요받았다니조선일보

Marine Kim 2020. 7. 19. 14:33

[사설] 대한민국 수도 시장 집무실에서 '기쁨조' 강요받았다니

조선일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전 비서가 4년간 겪은 성폭력 실태를 추가로 공개했다. 피해자 측은 "박 시장이 집무실에서 샤워를 하며 벗어놓은 속옷은 피해자가 직접 집어 처리하고 새 속옷을 가져다주도록 강요받았다"고 했다. '여성 비서가 낮잠을 깨워야 시장이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성 수행비서 대신 피해자가 내실로 들어가 박 시장을 깨워야 했고, 박 시장이 주말 새벽 조깅을 할 때도 '여성 비서가 나와야 기록이 좋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출근하게 했다. 박 시장은 피해자에게 혈압 측정을 시키고 "자기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온다"는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피해자 측은 이를 "북한 (김씨 왕조) '기쁨조'와 같은 역할"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수도 시장의 집무실에서 평양 주석궁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벌어졌다. '여성 인권 수호자' 가면 뒤에 숨겨진 추악한 민낯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런 얘기를 듣고도 '맑은 사람' '100조원을 들여도 만들 수 없는 사람' 소리가 나오는가.

박 시장을 만류해야 할 비서실 조직은 되레 성추행·성차별을 방조하고 가해에 동참했다. 이른바 '6층 사람들'로 통하는 이들은 대부분 운동권이나 시민단체 출신으로 박 시장에 의해 별정직으로 발탁된 최측근들이다. '한통속'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들이 '시장이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기쁨조' 역할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성적 노동을 견디다 못한 피해자의 인사이동 요청을 7차례나 거부했다. 피해자가 인사 담당자에게 '성적 문제' 언급을 했는데도 담당자는 상황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6층 사람들'은 또 피해자가 고소장을 제출한 이후 연락해 "여성단체에 휩쓸리지 말라"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다" "확실한 증거 없인 힘들 것"이라며 회유하고 압박했다고 한다. 그래 놓고 문제가 터진 뒤에는 "전혀 몰랐다"며 잡아뗐다. 모두 공범이나 다름없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서울시 다른 여성 공무원들도 성추행·성희롱을 수시로 당했다. 회식 때 노래방에서 허리를 감고, 술 취한 척 뽀뽀를 하고, 바닥 짚는 척하며 다리를 만지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졌다고 한다. 직원 성폭행 건을 쉬쉬하다 언론에 보도되자 뒤늦게 당사자를 직위해제한 일도 있었다. 인구 1000만 도시 행정을 책임진다는 사람들의 수준이 이 정도였다니 기가 막힌다. 성평등 도시를 구현한다며 '성폭력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젠더특보' 도입을 홍보한 것은 모두 사기 쇼였다. 이런 서울시에 진상 규명을 맡기면 스스로 면죄부를 줄 것이 뻔하다. 서울시는 조사 주체가 아니라 수사 대상이다. 검찰이 철저히 조사해 모든 의혹을 밝히고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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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18/202007180001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