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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군대 보낸 SK 최태원 회장, 전역 연기 장병 우선 채용하기로

Marine Kim 2015. 8. 25. 21:25

딸 군대 보낸 SK 최태원 회장, 전역 연기 장병 우선 채용하기로

입력 : 2015.08.25 15:56 | 수정 : 2015.08.25 17:15

최태원 SK그룹 회장/조선일보DB
현재 해군에 딸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최근 남북한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우(戰友)들과 함께 하기 위해 전역(轉役) 연기를 신청한 장병들을 특별 채용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남북 간 협상이 타결되기 전인 지난 24일까지 전역 연기를 신청한 장병이 SK 입사를 희망하면 소정의 채용 절차를 거쳐 우선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이번 특별 채용 결정이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전역을 연기한 장병이 50명을 웃돈다' 는 소식을 듣고 감동을 받아 관련 부서에 특별 채용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이런 열정을 가진 직원을 많이 뽑아야 기업도 강해질 수 있다는 취지이다. 최 회장은 "전역을 연기한 장병이 보여 준 열정과 패기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경제 발전에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며, 우리 사회와 기업은 이런 정신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군 소위 임관식을 가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오른쪽)씨가 어머니 노소영(가운데) 관장 및 언니 윤정(왼쪽)씨와 이야기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임관식 중 거수경례하는 최민정 소위. /김종호 기자
재계에선 최 회장의 결심엔 차녀 최민정(24)씨가 현역 해군 장교로 복무 중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녀를 현역 군인으로 두고 있는 아버지의 심정으로 전역 연기 장병의 특별 채용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최민정씨는 지난해 7월 해군에 자원 입대해 지난해 11월 소위로 임관했으며, 올해 6월 청해부대 소속으로 중동 지역 해적 소탕 작전을 위해 아덴만(灣)에 파견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국방부 등 관련 기관의 협조를 거쳐 전역 연기 장병의 명단을 확보한 뒤 구체적인 채용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희망자를 모두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인 24일에는 중견 화학그룹인 동성그룹 백정호 회장이 본사에 전화를 걸어와 “전역을 이틀 앞두고 전역을 연기한 육군 7사단 소속 전문균(22)· 주찬준(22) 병장을 채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백 회장은 " 두 장병에게서 젊은이들의 패기와 애국심을 봤다”면서 “이런 정신과 자세를 갖춘 청년들과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25일 전역 예정이었던 전문균 주찬준 병장은 먼저 전역한 선임들과 함께 26일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항공권까지 예매했지만 부대에 남기로 결정했다. 주 병장은 "전역 연기 결정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