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사건 맡았던 검사 “현 정권 검찰 개혁, 쓰레기통에 처박혀”
입력 2020.11.26 12:05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친인권적 보안처분제도 및 의무이행소송 도입 당정협의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영진 울산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가 “현 정권과 장관이 말하는 검찰개혁의 진정성은 쓰레기통에 처박한지 이미 오래됐다”고 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이러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8월 검찰 인사로 울산지검으로 발령나기 전, 대검 형사1과장으로 근무하며 ‘채널A 사건’ 수사지휘라인에 있었다. 박 부장검사는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청구를 비판하며, 윤 총장의 ‘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채널A 관련 징계혐의의 부당성’이라는 제목의 파일을 글과 함께 올렸다.
박 부장검사는 “징계혐의 중 채널A 사건과 관련한 점에 대해 당시 대검 형사1과장으로 근무하며 수사지휘 실무를 맡은 책임자로서 검사로서의 양심을 걸고 징계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만일 해당 징계혐의가 성립된다면 총장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지시를 충실히 이행한 저 또한 부당한 지휘감독권 남용에 대한 조력자이니 저 또한 징계해달라”고 했다.
이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한 검사들을 제거하고 앞으로도 그와 같은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싹을 자르겠다는 경고”라며 “일련의 과정을 되돌이켜 보면 가히 ‘검찰농단’이라고 칭해도 모자라지 않다”고 했다.
박 부장검사는 “검찰의 중립성은 개개의 검사들의 그 노력을 기울이는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싹이 움튼다고 믿는다”며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파우스트는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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