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러시아군이 압도적 물량공세로 친서방 정권을 며칠 안에 무너뜨리고 꼭두각시 정권을 수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전망이 빗나가고 6개월째 이어지는 장기전으로 접어들며 푸틴을 곤경으로 내몬 데는 적시적소에 군수 물자를 보급하는 병참작전에서 러시아가 완벽하게 패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하면 중국 인민해방군도 러시아군과 유사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미 국방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나온 전·현직 전문가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날 미 국방부 소속 선임 전략가인 조슈아 아로테스기는 중국이 실제 전시 상황시 효율적으로 보급 작전이 전개될 가능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많은 정규군 숫자에도 불구하고 병참 능력에서의 격차가 인민해방군의 전투 준비 태세에 심각한 결점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진단은 최근 중국 현지 기사에 대한 미 국방부의 분석, 그리고 인민해방군의 육해공군 동정을 보도한 CCTV 등 관영 매체들의 보도 등을 분석한데 따른 것이다. 병참의 중요성은 중국 당국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진핑 정권은 2016년 중앙군사위후방보장부라는 병참 전문 조직도 신설했다는 것이다. 미국 국방 전문가들은 이런 조직 신설에도 불구하고 관료주의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직통 지휘체계가 효율적으로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군은 최근 국가 대 국가 차원의 대규모 전쟁에 참전하거나 군사 작전에 개입한 적은 없다. 그러나 우한에서 첫 코로나 확진 사례가 보고된 뒤 병원 건립과 환자 이송, 봉쇄 등의 임무를 맡으면서 평시 긴급 임무를 맡았다. 코로나 대응에서의 임무에 대해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신속한 전투 지원 태세로의 전환 등의 측면에서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병참 분야는 향후 군사 갈등시 중국의 공세를 억제해야 하는 다른 나라들에게 있어 공략할 수 있는 중국의 약점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시가 되면 중국은 징둥닷컴 등 거대 물류회사를 전시태세로 전환해서 신속한 물자보급에 동원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신속한 병참작전 진행에 관료주의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앙에 몰려있는 물류체계와 최대 여섯번까지 결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비효율적인 행정절차 등이 작전의 효율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압도적 병력과 무기에도 불구하고 보급작전의 실패에 직면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줄곧 겪었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전 미 국가안보국 중국 분석가 로니 헨레이는 “현재 중국인민해방군 공군이 작전을 지속가능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은 2주 정도일 것”이라고까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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