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퇴근시간, 아수라장 된 대한민국 심장부
- .07.07 20:14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대규모 시위로 서울시청 앞 주변 교통이 매우 혼잡합니다. 급한 분들은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용산에서 택시를 타고 서울시청으로 가던 금융회사 직원 오모(35)씨는 이 같은 교통 방송을 듣고 진땀을 흘렸다. 오씨는 원래 이날 오후 5시에 서울시청에서 열리는 투자 관련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는 15분쯤 걸릴 거라고 예상하고 평소보다 일찍 회사를 나섰지만, 교통체증 때문에 5시 30분에야 서울시청에 도착했다. 그는 “시청을 2㎞쯤 앞두고 내려서 걸어가는데 전세버스가 2개 차선을 점령하고 불법 주차를 하고 있었다”며 “버스 때문에 주변 교통이 마비됐는데, 기사들은 차 밖에서 한가롭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걸 보고 화가 났다”고 했다.
이날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원 1만4000명(경찰 추산)은 고용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서울광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강원·충청·호남·영남 등 전국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온 노조원들은 오후 4시쯤 서울광장에 모여 2시간가량 시위를 했다. ‘교통지옥’은 시위가 끝날 무렵인 오후 6시쯤, 퇴근 시간대와 맞물리면서 시작됐다. 퇴근 차량이 늘어나며 도로는 만원이 됐는데, 시위를 마치고 도심을 빠져나가는 노조원을 태워가려는 전세버스 수십대가 한꺼번에 서울광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서울광장 남쪽 4차선 도로의 오른쪽 3개 차선은 버스가 점거했다. 4차선에는 경찰버스 7대가 줄지어 있었고, 그 옆 2·3차선에는 전세버스 수십대가 불법 정차를 하고 있었다. 버스들이 노조원들을 태우기 위해 1시간가량 대기하면서 도로에는 400m가량의 ‘버스 띠’가 생겼다. 서울시청 맞은편 서울시의회 앞 도로에도 전세버스 10여대가 시내버스 정류장까지 차지하고 차벽(車壁)을 치고 있었다.
시민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전세버스 사이로 나와 도로 위에 서있었다. 광화문의 한 은행에서 퇴근한 정모(여·28)씨는 “세미나 때문에 서울역에서 부산 가는 열차를 타야 하는데, 택시가 안 와 결국 기차를 놓쳤다”며 “미리 집회를 신고한 시위는 합법이라 하더라도, 도로변에 줄지어 선 전세버스들은 모두 불법 아니냐”고 했다.
서울광장 주변 도로는 주정차 금지 구역이다. 그런데도 경찰과 서울시 측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사람들을 태우려고 잠시 정차해 있는 버스들을 단속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법 정차한 버스에 대부분 기사가 타고 있기 때문에 단속 요원이 들이닥치면 금세 차를 빼서 달아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집회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전세버스 정차는 1시간가량 이어졌다. 직장인 최모(32)씨는 “시위 현장에 경찰이 수천명이나 있는데도 불법 주정차하는 관광버스 하나 단속을 못 하다니, 퇴근길 시민의 불편쯤은 그냥 감수하라는 거냐”고 했다.
이날 집회가 끝난 후 3000여명의 노조원들은 밤늦게까지 서울광장에서 철야 농성을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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