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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내 사망률 50%, 감기인 줄 알았는데 엑스레이 찍어보니

Marine Kim 2016. 9. 24. 12:30

감기 증상 2주 이상 되면 반드시 엑스레이 검진을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노인 결핵 예방과 치료

    자각증상 거의 없어… 年 1회 검진
    치료 안 하면 2년 내 사망률 50%… 처방지켜 6개월 이상 약 먹어야

노인에게 발생하는 결핵은 증상이 경미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확산이 될 수 있고, 병의 중등도도 높아진다. 따라서 노인 결핵을 사전에 진단·치료하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년에 한 번 검사 받아야

국가결핵관리지침에 따르면 노인층은 결핵 고위험군으로 1년에 한 번 결핵 검진을 권고하고 있다. 결핵연구원 오경현 부장은 "65세 이상 노인은 노쇠 현상과 더불어 원래 앓고 있던 만성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결핵 발생 위험이 높지만 자각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며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검진·진단을 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부장은 "1년에 한 번 결핵 검진 후 치료를 했더니 노인 결핵 유병률이 떨어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결핵 검진은 1차적으로 엑스레이 검사를 해야 한다. 엑스레이 검사 상 결핵이 의심되면 가래·객담검사를 2차적으로 진행한다.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주상 교수는 "노인은 결핵을 감기·폐렴·천식 등으로 착각하고 엉뚱한 치료를 받은 다음에 결핵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며 "결핵은 엑스레이 한 번만 찍어도 알 수 있으므로, 기침 등 감기 증상이 오래된다 싶으면 반드시 엑스레이를 찍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침 증상으로 결핵이 의심돼 보건소에 가면 엑스레이를 무료로 찍을 수 있다. 독거 노인이나 노인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은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기 어렵다. 대한결핵협회는 올 8월부터 수도권 소재 노인요양병원 환자 5000명을 대상으로 무료 결핵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그래픽=송준영 기자
그래픽=송준영 기자

◇노인 면역력이 저하 돼 증상 미미

결핵은 약 85%가 폐결핵으로, 피로감·발열·식은땀·권태감·체중감소 같은 전신증상과 더불어 기침·가래 같은 호흡기 증상이 2주 이상 나타난다. 그러나 노인 결핵 환자는 이런 증상들이 젊은 환자에 비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단국대병원 호흡기내과 박재석 교수는 "노화와 여러 가지 만성질환으로 인해 염증성 면역 반응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 떨어져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노인들의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 기관지확장증 등 기존 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결핵을 다른 폐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박 교수는 "노인은 자각증상만으로 결핵을 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검진을 정기적으로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약 부작용 커 치료 실패율 높아

노인 결핵은 젊은 사람에 비해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결핵 치료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환자가 임의로 결핵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약을 간헐적으로 복용하는 것이다. 결핵 약은 원래 미식거림·소화장애·전신쇠약감·황달·피부 가려움증 등 부작용이 많고, 노인은 당뇨병·간질환 등의 약을 이미 먹고 있는 경우가 많아 부작용 위험은 더 크다. 김주상 교수는 "노인 역시 젊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4가지 약제를 6개월 이상 먹어야 한다"며 "결핵은 치료를 안 하면 죽는 병이라고 생각하고, 약 먹기 불편하더라도 약을 끝까지 먹어서 꼭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핵은 치료를 하지 않으면 2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한다.

다른 약과 상호작용을 하는 경우에는 약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결핵약 때문에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면 혈당 조절이 조금 강하게 되는 당뇨약을 쓰고, 황달 등 간 기능에 이상이 우려되면 간 기능을 좋게 하는 치료제를 같이 쓴다. 김 교수는 "노인 결핵은 치료 시 부작용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병원에 자주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결핵은 약을 한 달 정도만 먹어도 기침·가래 같은 증상이 없어져 약을 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숨어있는 결핵균까지 모두 죽이려면 최소 6개월은 약을 먹어야 한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가 결핵에 대해서 잘 인지하고 있을수록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이유를 잘 인지할 수록 ▲결핵약 복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적을수록 결핵 치료 결과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