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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씨 조카 부탁받고 '동계영재센터' 일한 이규혁 "깎일줄 알고 올린 예산, 그대로 통과돼 놀랐다"

Marine Kim 2016. 11. 1. 15:55

崔씨 조카 부탁받고 '동계영재센터' 일한 이규혁 "깎일줄 알고 올린 예산, 그대로 통과돼 놀랐다"

  • .11.01 08:07

[최순실의 국정 농단]

최씨, 설립 주도 사무총장 행세… '유령 직원'이면서 돈 관리
문체부 산하기관서 6억원 지원… 평창올림픽 돈벌이 노렸을 수도

최순실씨의 조카인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씨가 아무 직책도 없는 가운데 동계스포츠영재센터(동계영재센터) 설립을 주도하고, 예산 집행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씨는 최순실씨의 언니인 최순득씨의 딸이다.

동계영재센터 전무를 맡은 빙속 스타 이규혁씨는 31일 본지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중학교 1년 후배인 장시호가 영재센터를 만드는 데 일할 사람이 없다고 도움을 요청해 재능기부 차원에서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30~40% 정도 깎일 생각을 하고 올린 예산이 그대로 통과되는 걸 보고 깜짝 놀라 장씨에게 '남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그냥 돌려주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장씨가 문체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동계영재센터 설립을 주도하고, 운영까지 깊숙이 관계했다는 것이다. 3개월 만에 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아 지난해 6월 설립된 동계영재센터는 그해 문체부의 지시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을 통해 약 1억9000만원, 올해 약 4억7700만원을 지원받아 특혜 의혹을 받은 곳이다. 최순실 일가가 이 단체를 통해 평창올림픽에 기득권을 갖고 돈벌이를 시도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장씨가 창단부터 운영을 주도하면서 스키협회와 빙상연맹 관계자 상당수가 그를 '사무총장'으로 알고 있었지만 본지 확인 결과 그는 재단에 이름을 올린 일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유령 직원'이면서도 재단의 돈 집행은 장씨가 주도했다고 한다. 2015년 6월 동계영재센터 설립 당시 부회장이었던 허승욱 현 회장은 "나나 박재혁 초대 회장은 명예직 회장, 부회장으로 결재 하나 한 게 없었다"면서 "장씨가 예산 집행에 관여하는 등 실무적인 업무를 다 했다"고 본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허 회장은 "올 7월 영재센터와 문체부가 주관한 뉴질랜드 스키캠프를 갈 때 장씨가 숙박비 얼마, 훈련비 얼마 이런 식으로 예산 항목을 다 짰다"고 전했다. 이씨도 "정부가 지원하는 단체였고, 꿈나무 양성이나 은퇴 선수의 제2 인생 설계 같은 좋은 뜻이 있었기에 나와 다른 운동 선후배들이 밤낮 안 가리고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지금 보니 '허수아비'였던 것 같아 창피스럽다"고 했다. 문체부도 이날 "서류를 확인했으나 문서상 장시호씨가 사무총장이었던 적은 없다"며 "12월 스키캠프를 예정하고 있는데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며 동계영재센터에서 추진 중인 사업 취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