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침묵

나는 착한 목자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 약속이 성취되었다는 선언입니다

Marine Kim 2015. 4. 26. 19:24

요한 복음에는 예수님께서 “나는 문이다.”, “나는 길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는 형식으로 “나는 ……이다.”라는 표현이 여러 차례 나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나는 목자다.”가 아니라 “나는 착한 목자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나쁜 목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에제키엘서나 즈카르야서를 비롯한 구약의 예언서들에서는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있었던 나쁜 목자들을 비난합니다. 목자가 약한 양은 전혀 돌보지 않는 가운데 오히려 튼실한 양을 잡아먹거나 양털을 깎아서 돈만 벌려고 한다면 분명 나쁜 목자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런 나쁜 목자들을 없애시고 당신 마음에 드는 착한 목자를 보내시겠다고, 아니 당신께서 몸소 양들을 돌보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 약속이 성취되었다는 선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써, 양털만 깎아 팔아먹는 나쁜 목자가 아닌,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착한 목자가 되어 주신 것입니다.
오늘 성소 주일에는 여러 가지 행사도 하면서 많은 젊은이가 착한 목자 예수님을 따라 부르심에 응답하도록 기도도 하겠지요. 목자가 되려고 한다면 반드시 착한 목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은 이 세상이 이해할 수 없는 삶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는, 세상이 우리를 알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잘못된 것입니다. 따뜻한 양털 덮고 세상과 똑같이 살아간다면 목자가 되는 것은 성소가 아닌 하나의 직업일 뿐입니다. 착한 목자가 되려면 먼저 침묵과 인내 가운데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성소 주일에 복자 바오로 6세 교황님과 함께 기도합시다. “오소서 성령님, 하느님의 백성을 돌보는 사제들에게 넓은 마음을 주소서. 침묵 가운데 힘차게 타이르시는 주님의 말씀을 귀담아들으며, 온갖 불미한 야심과 덧없는 인간 경쟁을 전혀 모르는 마음, 거룩한 교회만을 걱정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아 보려는 넓은 마음을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