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news

주택시장 '큰손' 시니어들 붙잡으려면… 대형 병원 옆에 지어라

Marine Kim 2016. 11. 25. 08:00

주택시장 '큰손' 시니어들 붙잡으려면… 대형 병원 옆에 지어라

  • 력 : 2016.11.23 14:46

양질의 의료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병원 인근 아파트 분양 인기
기존 집값 끌어올리는 효과… 병원 방문객 등 겨냥 상가 투자도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서 각각 작년 10월, 올 3월 분양한 '은평뉴타운 꿈에 그린'과 '은평 스카이뷰 자이'는 모두 평균 10대1이 넘는 청약 경쟁률로 단기간에 완판됐다. 주택 건설 업계에서는 이 단지들의 흥행을 이끈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대형 병원 개원'을 꼽는다. 대학종합병원이 없었던 은평구에서는 2018년 800병상 규모의 '가톨릭대 은평 성모병원'이 문을 연다. 대학병원 부지 인근에서 오피스텔을 분양한 한 시행사 관계자는 "성모병원이 문을 열면 병원 종사자와 방문객으로 인해 지역 거주 인구와 유동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상가의 경우 약국과 소형 수퍼마켓 등 병원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서 분양 중인 시니어주택 ‘스프링카운티자이’의 완공 후 예상 모습. 단지 바로 앞 걸어서 3분 거리에서 연세의료원의 대형 병원이 개원할 예정이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서 분양 중인 시니어주택 ‘스프링카운티자이’의 완공 후 예상 모습. 단지 바로 앞 걸어서 3분 거리에서 연세의료원의 대형 병원이 개원할 예정이다. / GS건설
시니어주택 효자 대형 병원

만 60세 이상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주택(노인복지주택) 시장에서도 대형 병원이 효자(孝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령자들에게 대형 병원이 가까운 주택은 일상적으로 건강 관리가 가능한 데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 선호도가 높다. 실제 대형 병원이 단지 내 또는 인근에 위치한 도심 시니어주택은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크고 입주율도 높다. '더클래식500'은 건국대병원이 걸어서 5분 내에 위치해 있고,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서울시니어스'의 경우 강서타워는 단지 내에 송도병원, 서울타워는 인근에 송도병원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서 분양 중인 GS건설의 노인복지주택 '스프링카운티자이'도 단지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연세의료원의 동백세브란스병원(가칭)이 들어선다는 점을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동백세브란스병원은 800여 병상과 암센터, 심혈관 센터 등 8개 센터 31개과를 갖춘 종합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이 병원은 지난 2년간 공사가 중단됐지만, 이달 초 연세의료원이 용인시의 협조를 전제로 내년 상반기 중 동백세브란스병원의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재개하고 2019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을 용인시에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병원 개원 계획이 가시화하고 있다.

GS건설 측은 동백세브란스병원이 개원하면 입주민들에게 병원과 연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아파트 전용 73㎡형을 계약한 서모(82)씨는 "지금 사는 서울 양재동에서는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에 가려 해도 차를 타고 10~15분이 걸렸지만, 앞으로는 집 바로 앞에서 병원을 이용할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대형 병원 인근 주요 시니어주택(노인복지주택)
병원 가까운 곳 집값도 상승세

주택을 선택할 때 주변에 대형 병원이 있는지 여부는 점점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 주택 시장에서 고도성장기에 돈을 모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큰손'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구입자 중 60세 이상은 11만2036명으로, 2011년(7만1254명)보다 57.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 계층의 연령대가 높아지다 보니 '대형 병원'은 대형 마트만큼이나 생활 필수 시설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대형 병원은 병원 종사자도 적지 않아 이들의 주택 수요도 함께 발생한다는 장점이 있다.

병원은 기존 집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같은 지역 아파트라도 병원과 가까울수록 가격이 많이 뛴다. 예를 들어, 서울 강동구에 지난 2006년 6월 800병상 규모의 강동 경희대학교병원이 개원하자 병원과 1㎞ 내에 위치해 있는 고덕 아남아파트는 개원 후 6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 아파트 매매가격(3.3㎡당 1513만원)이 개원 전인 2006년 1월(3.3㎡당 947만원)보다 60% 뛰었다.

비슷한 위치에 있는 상일 중앙하이츠도 같은 기간 57%가 올랐다. 반면 경희대병원과 3㎞가량 떨어져 있는 암사 선사현대아파트는 3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인접한 분당 구미동 '까치마을'의 대우·롯데·선경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도 구미동 아파트 전체 매매가보다 높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근거리 의료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고령층이 주택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대형 병원 주변에는 상권이 형성되면서 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측면이 있어 병원이 주택 선택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24/201611240147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