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 2016.11.25 08:23 | 수정 : 2016.11.25 10:23
"빌 게이츠도 현명하지만,
큰 그림을 보는 측면에 있어서 멜린다가 더 똑똑하다"
- 워런 버핏 (Warren Buffett)
"지금 내가 자선사업을 하게 된 것은 멜린다의 영향 때문"
- 빌 게이츠 (Bill Gates)
세계 곳곳의 빈곤국 지원은 물론, 교육지원과 각종 연구개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미국 거대 재단에는 멜린다 게이츠가 있다. 빌 게이츠와 결혼한 이후, 억만장자의 삶을 편하게 즐길 수도 있는 그였지만, 현재도 발로 뛰며 자선사업을 진행 중이다.
빌 게이츠와는 1987년 뉴욕에서 열린 MS 언론 홍보행사에서 사장과 직원으로 처음 만났다. 빌 게이츠는 스물셋의 재기발랄하고 소탈한 멜린다가 마음에 들었고, 멜린다는 빌의 유머 감각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그들의 사내 연애는 6년 동안 지속 되었다. 커피값을 내는 쪽은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는 빌 게이츠 사장이 아니라 직원인 멜린다였다고 한다.
멜린다가 30세였던 1994년, 이들은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1996년에 첫 아이를 출산한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퇴사하고, 한때 전업주부로 남편을 내조하는 데 주력했다.
세계의 질병과 빈곤 문제
해결 위해 발로 뛰어
게이츠 부부는 2000년, 그들의 이름을 함께 붙여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했다. 여기서 멜린다는 단순히 이름만 올려놓은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적극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단체를 발굴하고, 또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짜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남편 빌 게이츠의 절친한 친구인 워런 버핏은 "빌 게이츠도 현명하지만 큰 그림을 보는 측면에 있어서 멜린다가 더 똑똑하다"고 평가했다. 빌 게이츠 역시 세상의 이런 평가에 대해 동의하는 편이다. 그는 2005년 한 연설에서 "지금 내가 자선사업을 하게 된 것은 멜린다의 영향 때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있다. 빌 게이츠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냉정한 자본가로 비판받던
남편을 선의의 자선사업가로
조금씩 탈바꿈시켜
멜린다는 듀크대학교 이사, 워싱턴포스트 이사, 드러그스토어닷컴(Drugstore.com)의 이사도 지냈지만, 2006년부터는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집중하고 있다. 2006년 5월에는 시애틀 아동병원이 한 건물을 멜린다 게이츠 아동보호시설로 명명하며, 전 세계 아동의 삶의 개선에 힘쓴 멜린다의 공로를 치하했다. 그는 아동캠페인을 통해 3억 달러(약 3,500억 원)를 모금해 아동의 질병을 치료하는 병원의 연구 프로그램도 지원했다.
활발한 자선 사업… 세계를 움직인 재계 여성 50인 중 '1위'
2006년, 워런 버핏이 멜린다의 재단에 300억 달러(약 35조 원)를 기부해 재단의 자산 규모가 600억 달러(약 70조 원)로 늘어난 이후, 멜린다는 재단을 '세계 건강' '세계 개발' '미국 커뮤니티와 교육'으로 구분해 사업을 추진해왔다. '세계 건강'의 목적은 예방전략 개발, 백신, 에이즈, 말라리아, 폐결핵의 백신 및 치료법을 개발 보급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멜린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선정한 '2006년 세계를 움직인 재계 여성 50인' 중 1위에 올랐다.
2009년에는 케임브리지 대학에 2억 달러(약 2,300억 원)를 기부해 게이츠-케임브리지 신탁기금을 만들고 이것으로 외국 박사들이 영국의 케임브리지에서 수학할 수 있도록 했다. 2011년에는 그 임무를 '세계 건강, 교육, 공공도서관을 통해 디지털 정보에 접근,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의 위기 가족 지원'으로 재정의하고, 2012년에는 제 3세계의 여성들에게 피임 방법을 개선하는 데 지속적인 기부와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전 세계의 빈곤국에서 멜린다는 배고픔과 영양실조를 퇴치하고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게 하며,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하고 질병을 퇴치하는 데 앞장섰다. 인도에서 에이즈 퇴치와 페루에서 결핵 퇴치를 지원했고, 파키스탄의 아동들에게 소아마비 백신을 제공했으며, 전 세계적인 말라리아·콜레라 퇴치를 위해 기부했다. 최근에는 에볼라 치료제 발명,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의 기아와 영양실조·문맹 퇴치를 위해 거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은 국제적 보건 의료를 확대하고 빈곤을 퇴치하며, 교육 기회 확대 및 정보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립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와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Melinda Gates)가 2000년 설립한 재단이다. 부부가 1억 달러의 자산을 출연해 만든 재단으로, 50년 안에 빈곤·기아·보건 등 해결하고자 하는 분야에 '모든 돈을 다 쓰는 것'을 목표로 자선사업을 진행 중이다. 재정이 투명하게 운영되는 민간 재단 중,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설립 이후 세계보건기구, 유니세프, 에이즈 퇴치 기금 등에 기부하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 회장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2006년 거액을 기부했고, 이 재단에 소유한 주식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재단의 주요 결정은 이사인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이 내리고 있다.
게이츠 부부는 2013년, 총 26억 5,000만 달러(약 4조 원)를 기부해 미국 포브스가 발표한 '2013 미국 고액 기부자 50인'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이들은 자선사업과 지속적인 기부 활동을 한 이래, 지금까지 각종 매체에서 선정하는 '기부왕' 리스트에 항상 언급된다.
한편 '세계 최고 부자'로 널리 알려진 빌 게이츠의 순 자산이 약 900억 달러(약 106조 원)를 넘어섰다.(2016년 기준) 이는 미국 내 총생산(GDP)의 0.5%에 해당한다. 그러나 멜린다의 영향으로 '세계 최고 부자'로 불리던 빌 게이츠는 이제 '세계 최고 자선가'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한 사람이 됐다.
게이츠 부부는 지난 2010년부터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도록 권유하기 시작했다. '절반의 힘(The Power of Half)'이라는 책을 읽고 감명을 받은 멜린다가 남편 빌에게 '기부 권유 운동'을 시작하도록 권한 것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절반의 힘'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였던 케빈 살윈(Kevin Salwen)이 자신의 집을 팔고 판매금의 절반을 기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게이츠 부부는 살윈의 아내를 초대해 더 자세한 기부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게이츠 부부는 기부 권유 운동을 워런 버핏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전기차 업체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 록펠러 가문의 수장인 데이비드 록펠러, 페이스 북 CEO 마크 저커버그 등 120여 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자식들에게 거액의 재산
물려주지 않겠다" 선언
게이츠 부부는 "유산의 도움 없이도 아이들이 이 세상에서 스스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며 "좋은 교육을 통해 부모의 돈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에 기대는 법을 가르쳐 왔다"고 밝혔다.
강연에 함께 한 테드의 총괄 기획자인 크리스 앤더슨은 "당신들은 재단에 막대한 기부를 했지만, 자녀 모두를 억만장자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갖고 있지 않으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게이츠 부부는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이 스스로 하는 일이 의미 있고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답했다.
최근 멜린다의 관심은 개발도상국 여성의 임신과 출산 관련 건강문제 및 모성보호다. 2013년 박애와 국제개발에 대한 서비스에 대해 대영제국 부인상을 받았고, 모교인 고등학교에 1,000만 달러(약 118억 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또한, 아프리카 840만 명의 여성에게 피임법을 전파했으며, 재단이 진행해 온 아프리카 여성의 산전·산후관리 프로그램으로 1990~2013년 사이에 출산 중 사망하는 여성의 수가 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신생아 위생 상태를 개선하고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무료로 백신주사를 제공하고, 여학생들에게 생리대를 공급하는 등 세세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성평등과 성주류화 역시 멜린다 재단의 주요 사업
성평등에 관한 지원 또한 멜린다 재단의 주요 사업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여성의 과학기술 전공, 중소기업 여성 경영인 지원 등과 함께, 젊은 여성들이 비즈니스 세계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농업에서의 성불평등 해소 사업 등을 세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인도의 농촌에서 소녀들에게 축구·리더십·자신감 교육 등 다양한 여성 세력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여성들에게는 자전거와 휴대폰을 제공했고, 북부 나이지리아의 여성들이 소액 대출을 받아 가축을 사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인권 차원에서 조기결혼 금지와 성폭력 퇴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여성의 이공계 진출 확대' 위한 프로젝트 시작
멜린다는 재단과는 별도로 여성들을 위한 독자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주제는 여성의 이공계 진출 확대다. 그는 최근 IT전문 뉴스 '백채널(Backchannel)'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대학생이던 30년 전보다 컴퓨터학과 내 여성 비율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사실에 충격 받았다"면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멜린다가 대학생이던 1987년 당시, 미국 대학 내 컴퓨터학과 여학생 비율은 37%였으나 2016년 현재 18%로 크게 감소했다.)
이공계 여성 진출 늘리진 않곤
멜린다 게이츠
사회 변화 꿈꿀 수 없다
아직 "배우는 단계"라고 표현한 그는, 업계에 대한 조사 및 연구와 함께 전문가와의 만남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에 주력할 것인지를 고심 중이다. 앞으로 펼쳐질 그의 프로젝트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환율: 2016년 11월 기준)
세계를 무대로 자선사업을 바쁘게 진행해 온 그에게는 남편 빌 게이츠와 함께, 기부의 동반자 워런 버핏 등 세계 거물급 인사들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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