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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발칸반도에 100여명 모여 "리버랜드 共和國" 선포

Marine Kim 2015. 5. 3. 16:12

세르비아·크로아티아 사이 사람 살지 않는 분쟁 지역
체코人이 초대 대통령… 30만명 국민 신청하기도

리버랜드 위치 지도와 국기 사진

유럽 발칸반도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사이에 낀 다뉴브 강 서쪽 연안 무인(無人) 지대.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 남짓한 약 7㎢ 면적 숲에서 1일(현지 시각) '그들만의 독립국 선포식'이 열린다. 세계에서 모인 100여명이 신생 국가 '리버랜드(Liberland) 자유공화국' 출범을 기념하기로 한 것이다. 건국 작업을 주도한 인물은 반(反)유로를 내세운 체코 '자유시민당' 당원 비트 예들리카(31)였다. '어떤 주권국가에도 속해 있지 않고,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는 국가를 세울 수 있다'는 국제법을 근거로 지난 13일 신생 독립국을 선포했다.

이 땅에 독립국을 선포할 수 있었던 것은 국경 분쟁 때문이다.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독립하면서 다뉴브 강을 경계로 국경선을 그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과 함께 강의 물길도 변한다는 사실이다. 크로아티아는 18세기에 만들어진 토지 대장을 국경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르비아는 현재 다뉴브 강을 경계로 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논리를 서로 적용하다 보니, 다뉴브 강 동쪽 몇몇 지역은 영토 분쟁의 대상이 된 반면, 강 서쪽 일부는 두 나라 모두 자국 영토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예들리카는 이런 모순적 상황을 이용해 땅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리버랜드 국민이 되겠다고 신청한 사람이 30만명에 이른다.

리버랜드 이전에도 개인이나 집단이 소국(小國)을 선포한 사례가 있었지만,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다. '몬테비데오 협약'에 따르면, 국가가 되기 위해선 상주인구와 명확한 영토, 정부, 외교 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1967년 영국군 출신인 패디 로이 베이츠(1921~2012)는 북해에 있던 2차대전 대공포 기지를 점유하고 '시랜드 공국'이라는 독립국을 세웠다. 당시 '영해=3해리' 규정에 따라 공해 상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후 영국 영토에 편입됐지만 베이츠 가족은 퇴거를 거부했다. 영국 정부도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굳이 이들을 쫓아내지 않았다. 2012년 베이츠는 사망하면서 아들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이 아들은 영국 엑시스에 거주하며, 가끔 '시랜드'에 들르는 정도다.

1970년에는 호주 서부에서 정부의 수매 정책에 항의의 뜻으로 농부 캐슬리의 가족이 '허트 리버 공국'을 세우고, 영(英)연방 편입을 선언했다. 호주에 세금을 내지 않고, 호주법 적용도 받지 않는다. 하지만 호주뿐 아니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는 이 국가를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해엔 미국인 예리미야 히턴이 '공주가 되고 싶다'는 일곱 살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아프리카 이집트와 수단 국경 지대에 '북수단 왕국'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 소국들은 대부분 자체 우표와 여권 등을 만들어 방문객에게 판매하면서 관광지로 운영되는 실정이다.

이성훈| 파리 특파원 湲곗옄
편집부·사회부·스포츠부 등을 거쳤으며, 산업·경제 관련 취재를 한 시간이 많았다. 2011년 말부터 파리특파원으로 일하고 있다. 유럽 각국을 취재하면서 국가의 수준은 결국 국민이 결정한다는 걸 실감하는 중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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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