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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입니다’ 이 딱정벌레 광고가

Marine Kim 2015. 5. 3. 16:16
기업이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가장 흔한 방법이 바로 '광고'다. 그렇다면 어떤 광고가 기업의 이야기를 담고,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가장 잘 전달했을까. 자일스 루리 대표는 독일 폴크스바겐의 자동차 '비틀(beetle)' 광고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1961년 나온 폴크스바겐‘비틀’광고 전단.
1961년 나온 폴크스바겐‘비틀’광고 전단. / 폴크스바겐
"1961년 폴크스바겐은 자사의 대표 모델인 비틀을 광고하는 데 혁신적인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비틀 광고 전단은 아주 단순한 형태였어요. 비틀의 흑백사진을 크게 쓰고, 밑에 '레몬(Lemon.)'이라는 단어를 적었습니다. 레몬은 과일 레몬을 뜻하기도 하지만, '불량품'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그 밑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이 차는 앞좌석 사물함 문을 장식한 크롬 도금에 작은 흠집이 나 있어서 교체해야 합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일하는 크루트 크로너라는 검사원이 발견했습니다. 저희는 3389명의 검사원을 동원해 생산 공정의 모든 단계를 꼼꼼히 검수합니다.' 1960년대만 해도 광고는 제품을 과장하거나 진실을 왜곡하는 내용을 담는 게 아주 흔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폴크스바겐은 결점이 있는 제품을 보여주고,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명확하게 언급함으로써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이 광고는 간결해서 한눈에 들어오는 데다, 자기 비하적인 네거티브 전략, 정직함 등이 더해지면서 폴크스바겐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루리 대표는 "예나 지금이나 좋은 광고는 일단 간결해야 하고, 사람들에게 즐거운 충격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은 제품의 정보와 우수성을 어떻게든 알리고 싶어 하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짧은 광고 한 편에 다 집어넣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어요. 사람들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광고를 보려고 집중하지 않아요. 쉽고 간결해야만 어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간결할수록 사람들은 스스로 재해석해 의미를 부여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책 '어린왕자'는 어째서 스테디 셀러가 됐을까요? 내용은 참 쉬운데 20대, 30대, 40대에서 느끼는 교훈이 전부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폴크스바겐처럼 사람들의 기대를 넘는 '즐거운 충격'까지 줄 수 있으면 금상첨화죠. 사람들을 웃게 할수록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입니다."
런던=윤형준 기자 |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