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과 억새, 해안 풍광 빼어난 능선
여수 거문도
전남 여수시 삼산면에 속하는 거문도는 고도(古島), 동도(東島), 서도(西島) 3개 섬으로 이루어졌다. 그중 가장 큰 섬인 서도에서는 불탄봉(195.2m)에서 보로봉까지 이르는 능선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조망이 빼어난 이 능선은 봄에는 동백과 수선화,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을 이루며 뭍의 등산인들을 불러 모으곤 한다. 고도와 서도를 잇는 삼호교를 건너 오른쪽에 위치한 덕촌리 마을회관 옆 등산로 안내판 부근이 출발장소이다. 이곳부터 불탄봉 정상까지는 1km가 채 되지 않는다. 경사진 바위지대를 지나 중계탑 아래에서 왼쪽으로 가면 동백 숲으로 들어서고, 동백 숲을 빠져나오면 능선에 올라선다.
불탄봉에는 일제 강점기에 만든 T자형 벙커가 있고, 이 벙커에서 왼쪽으로 10여 m 떨어진 봉우리가 불탄봉 정상이다. 불탄봉 정상 억새밭을 지나면 ‘기와집몰랑’이라는 정감 있는 이름의 절벽이 펼쳐진다. ‘몰랑’이란 산마루란 뜻의 전라도 방언으로, ‘기와집 형상의 산마루’란 뜻이다. 섬에서 보면 여느 곳과 비슷한 해안절벽이지만, 바다에서 바라보면 풍채 좋은 기와집처럼 보이기에 그렇게 부른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 바다에서 기와집몰랑을 바라보면 기와지붕 형태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거문도 8경’ 중 하나인 ‘석름귀운(石凜歸雲)’은 이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기와집몰랑을 지나면 ‘거문도 최고 전망대’로 불리는 신선바위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거문도등대가 서 있는 수월산(127.9m) 쪽으로 이어진 해안 풍광이 가장 큰 볼거리다.
신선바위 갈림목에서 다시 능선을 타면 보로봉 정상까지 갈 수 있고 울창한 동백 숲 사이로 잘 정비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만난다. ‘거문도등대 1.3km, 유림해수욕장 1.4km’ 팻말이 선 이곳에서 찻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보로봉과 수월산 사이의 갯바위 지대인 ‘목넘어’가 나온다. 이곳에서 거문도 등대까지는 잘 정비된 동백 숲 산책길을 따라간다. 1km 정도의 이 길은 거제 지심도의 동백숲길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울창하고 아름다운 동백꽃길로 꼽힌다.
덕촌리 마을회관에서 불탄봉~수월봉을 거쳐 거문도등대에 이르는 코스는 약 6km에 4시간 정도 걸린다. 더 짧게 걸으려면 유림해수욕장에서 능선 갈림목까지 곧장 올라간 다음 신선바위~갈림목~보로봉을 지나 목넘어로 내려오도록 한다. 약 2시간 소요.
서도에는 걷기 길이 하나 더 있다. 섬 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무인등대인 녹산등대로 가는 길이다. 출발지인 거문초등학교 서도분교에서 녹산등대까지는 약 1km 거리다. 거문도등대 가는 길이 동백과 어우러진 길이라면, 녹산등대 가는 길은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부드러운 초원길이다. 세 섬 중 가장 작은 고도에도 걸어볼 만한 길이 있다. 거문초등학교에서 출발해 영국군묘지를 지나 회양봉까지 오르는 이 길은 1.4km 정도 거리로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교통(지역번호 061)
여수↔거문도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1일 2회(07:40, 13:40) 교차 운행한다. 오션호프해운(662-1144). 거문도발 여수행은 1일 2회(10:30, 16:30) 출항. 약 2시간 20분, 요금 편도 3만6,100원.
거문도↔백도 거문도항에서 유람선이 부정기 운항한다. 미리 오션호프해운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운항 소요시간은 약 2시간 30분. 섬 내 교통 노선버스는 없고, 거문도택시(665-1681)가 2대 있다. 거문, 덕촌, 서·동도, 등대 사이는 수시로 운항하는 도선 이용.
서울 용산역과 부산 부전역에서 각각 출발해 순천역에서 시작하는 1박2일, 2박3일 열차상품도 있다. 문의 거문도관광여행사 (665-7788, geomundo.co.kr).
editor·김기환 | photographer·C영상미디어
통영의 비경으로 꼽히는 ‘환상의 섬’
통영 연화도 연화봉
경남 통영시 욕지면의 연화도는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섬이다. 섬의 규모는 작지만 해안을 장식한 기암절벽과 산 위를 뒤덮은 아름다운 억새밭이 어우러진 풍광이 일품인 곳이다. 연화도는 남북으로 1.5km, 동서로 3.5km쯤 되는 아담한 크기의 섬이다. 하지만 통영 일대의 섬 가운데 최초로 사람이 살던 곳이라 알려져 있다. 지금도 통영항에서 1시간이나 걸리는 먼 섬이지만, 상대적으로 물 사정이 넉넉해 사람들이 거주하기 좋았다.
여객선은 연화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본촌의 포구에 닿는다. 마을 바로 뒤에 솟은 봉우리가 연화도에서 가장 높은 연화봉(212.2m)이다. 연화산으로 오르려면 본촌마을에서 서쪽 끝의 산길로 오른다. 계단을 지나 널찍한 길을 따라 진행하면, 잠시 뒤 주능선의 시작지점인 165m봉에 오른다. 정상에는 벤치가 설치돼 있어 편안하게 쉬어 갈 수 있다.
봉우리를 지나 계속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5분쯤 가면 갈림길과 만난다. 주능선을 타거나 왼쪽의 넓은 길로 내려선 뒤 다시 능선으로 오를 수 있다. 왼쪽 길로 100m가량 내려가면 다시 오른쪽 주능선으로 연결된 길이 나온다. 주능선을 타고 진행하면 자그마한 정자가 나타난다. 여기서 약간 가파른 산길을 이용해 500m 정도 오르면 연화봉 정상이다. 도드라진 여러 개의 바위가 탑처럼 솟아 있어 눈길을 끈다. 연화봉꼭대기는 최고의 전망대로 섬 전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섬 동쪽 끝의 바위섬인 네바위와 해안절벽은 ‘통영 8경’으로 꼽는 비경이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잠시 내려서면 연화도사 토굴 터와 사명대사 토굴 터가 보인다. 바다와 기암절벽의 조망이 그만인 장소로 주변을 둘러싼 억새 군락의 풍치도 뛰어나다. 토굴 터를 지나 곧바로 내리막길을 따르면 주능선 한가운데 세워진 5층석탑에 닿는다. 석탑 옆의 포장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잠시 내려서면 보덕암이다. 가파른 절벽 속에 자리를 튼 이 사찰은 네바위의 절경을 정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보덕암에서 다시 5층석탑이 있는 고갯마루로 돌아와 능선을 따라 용머리로 진행한다.
144m봉 일대의 널찍한 억새밭을 지나면 길은 왼쪽의 포장도로로 내려선다. 계속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500m쯤 걸어가면 오른쪽에 산길 입구가 보인다. 산으로 접어들면 길은 천천히 오르막으로 바뀌며 바다로 향한다. 길은 해안 절벽 가까이 접근했다가 다시 도로와 만난다. 도로를 만난 곳에서 산길은 곧바로 건너편 봉우리로 연결된다. 이후 산길은 제법 거칠게 변한다. 급경사를 지나면 곧이어 암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로프를 잡고 올라서면 양쪽으로 아찔한 절벽인 널찍한 바위 정상이다. 조심스레 암릉지대를 빠져나가면 숲이 우거진 능선길이 시작된다. 산길 오른쪽으로 연이어 전망대가 나타난다. 등산로는 118m봉을 지나며 아래로 향하다가 끝에서 급경사로 변해 동두마을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본촌마을로 돌아가는 길은 포장도로를 따르도록 한다. 본촌에서 시작해 동두마을까지 2시간 반이면 탐방이 가능하다. 본촌마을에서 동두마을까지 전체 탐방로 길이는 약 5km. 돌아오는 포장도로 약 3km를 합하면 8km다.
교통(지역번호 055)
서울→통영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매일 22회 운행(06:20~24:30). 4시간10분 소요. 요금 일반 2만1,800원, 우등 3만2,400원.
통영→여객선터미널 시외버스터미널(1688-0017) 앞에서 시내버스(도남동, 봉평동 방면)를 이용해 서호동 비치호텔 앞 하차. 여객선터미널까지 도보로 5분 정도 소요.
통영↔연화도 통영여객선터미널(1666-0960)에서 평일 5회(06:30, 09:30, 11:00, 13:30, 15:00) 출항, 1시간 소요. 연화도에서는 1일 5회(08:30, 11:45, 13:20, 15:40, 17:00) 출항. 성수기에는 운항 횟수가 늘고 요금도 할증될 수 있다. 문의 대일해운(641-6181, http://통영연화욕지.kr/).
숙식(지역번호 055)
연화도 본촌마을에 우리민박(642-6717), 용머리민박(643-6915) 등 10여 가구가 민박을 친다. 대부분 민박집에서 식사가 가능하다.
editor·김기환 | photographer·C영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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