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14 13:44
경기도 파주에는 이런 영화 속 장면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장소가 있다. 바로 150m 길이의 국내 최장 산악 다리로 기록된 '감악산 출렁다리'가 그곳이다. 15층 건물(45m) 높이에서 아찔한 출렁임을 경험할 수 있는 파주 감악산으로 떠나기 위해 등산화 한 켤레 챙겨 무작정 차에 몸을 실었다.
▲ '감악산 출렁다리'는 국내 산악에 설치된 현수교 중 가장 긴 보도교량으로 유명하다.
차에 탄 후 산에 대한 간단한 정보라도 알고 가야 할 것 같아 인터넷에 감악산을 검색했다. 수많은 카페 글 중 시선을 사로잡는 제목의 글이 있었다. 바로 '추천 감악산 등산코스'. 글에서는 얼마 전 새로 생긴 '감악산 둘레길'을 소개하고 있었다. '가장 쉽고 빠르게 감악산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코스'라는 한 문장만 읽은 채 감악산 둘레길로 출발했다.
광화문에서 출발해 자유로를 따라 이동한 지 한 시간 남짓.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을 올라 '출렁다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조금 걷다 보니 인터넷에서 찾아본 '감악산 둘레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약 20분 정도 이동하니 길쭉한 출렁다리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9월 20일 개통한 출렁다리는 주말 평균 1만 5천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온통 붉은색 빛을 띠고 있는 이 다리는 폭 1.5m, 길이 150m로 국내에 설치된 산악 다리 중 가장 길다.
▲ 감악산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자리 잡은 '출렁다리'의 모습.
산 중턱에서 다리 관람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출렁다리를 경험해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출렁다리 앞에 도착하자 가파른 경사의 다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다리 위에서는 많은 등산객들이 무서운 듯 난간을 꼭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출렁다리에 올라 중간 지점 정도까지 이동하니 흔들거림이 절정에 달했다. 그 느낌이 조금 과장 되게 말해 바이킹을 타는 정도로 느껴질 정도였다. 떨리는 다리를 부여잡고서야 겨우 다리를 건널 수 있었다.
출렁다리를 경험해보고 싶어 감악산을 찾았다는 이두용(45, 수원시 권선구)씨는 "막상 다리 앞에 서 보니 다리의 경사가 가팔라 더 길게 느껴졌다"며 "다리를 건너는 동안 다리가 후들거려 겨우겨우 건널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 감악산 둘레길 중간에 위치한 범륜사. 이곳에서는 감악산과 어우러진 멋진 절의 풍경을 볼 수 있다.
감악산 출렁다리를 건넌 후 다음 코스인 '범륜사'로 이동했다. 이곳 입구에 도착하니 커다란 크기의 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절에서 '범종'이라 불리는 이 종은 시간을 알리거나 특별한 의식을 행할 때 사용된다.
때마침 정오가 되자 범종이 울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길게 울려 퍼지는 범종의 청명한 소리를 듣고 있으니 잠시나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범륜사 한쪽에는 조그만 약수터가 마련돼 있다. 등산객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이 약수터는 물맛이 좋기로 유명해 일부러 이곳을 찾는 이가 있을 정도라고. 감악산을 방문하는 등산객이라면 이곳에서 물 한 모금의 여유를 즐겨보도록 하자.
▲ 운계전망대에서는 출렁다리와 어우러진 감악산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감악산을 방문했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은 바로 '운계전망대'다. 범륜사 옆으로 난 샛길을 따라 약 10분 정도 이동하자 출렁다리와 어우러진 감악산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얼마 남지 않은 단풍잎과 은행잎을 보고 있으니 저물어가는 가을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운계전망대에서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운계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폭포의 특징은 35m 높이의 물줄기가 3단으로 나뉘어 계단식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이런 자연환경 덕에 이곳은 겨울철 빙벽훈련장으로 이용돼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많은 방문객이 찾는다.
▲ 감악산을 이용할 수 있는 등상코스는 총 9개가 있다.
운계전망대를 관람을 끝으로 감악산 둘레코스 등산이 마무리됐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온 관광객이라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 돌아가는 길에 바라본 노을과 어우러진 출렁다리의 모습은 오전과는 또 다른 멋을 선사했다.
한편, 감악산을 이용할 수 있는 등산코스는 총 9개가 있다. 코스별로 거리와 소요시간이 달라지므로 출발 전 관련 홈페이지를 방문해 자신에게 적합한 등산코스를 정해놓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