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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 상인들 "임기 못채워 섭섭" "딱하지만 어쩔 수 없어

Marine Kim 2017. 3. 11. 07:56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 "임기 못채워 섭섭" "딱하지만 어쩔 수 없어"

[朴대통령 탄핵]

- 착잡한 朴대통령의 고향 TK
"만장일치에 충격… 예상 뒤엎어" "엄정하고 합리적 판결" 반응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자 정치적인 고향이기도 한 대구·경북 지역에선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에 대해 착잡함과 당혹감, 서운함을 표시하는 반응이 많았다. 탄핵 결과를 수용하고 분열된 국론을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곳이자 3선 국회의원을 지냈던 지역인 대구 달성군에서 만난 주민들은 "재판관 만장일치로 탄핵 결정이 내려질 줄은 몰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차모(64·사업)씨는 "박 전 대통령이 다소 도에 넘치는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탄핵까지 내몬 것은 부당하다"면서 "너무나 서글픈 결정이다. 나라가 잘돼야 하겠지만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58·사업)씨도 "주변에서 '예상을 뒤엎는 결정'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안동에 사는 한모(여·87)씨는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을 꼭 야박하게 쫓아내야 하는지 안타깝고 억울한 생각이 든다"고 했고, 김모(84)씨는 "자기 눈앞에 이득만 생각하는 정치인들 다 썩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50대 주부는 "내가 지지한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모습을 접하니 우울하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는 이날 조용했다. 평일 400~ 500명이 찾는데, 이날은 100명 정도에 그쳤다. 한 방문객은 "박 전 대통령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왔는데, 탄핵 결정이 나 착잡하다"고 말했다.

대구 서문시장의 상인들은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해 섭섭하다", "딱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으냐"는 등 반응이 엇갈렸다. 박 전 대통령은 작년 11월 서문시장에 화재가 나자 12월 초 방문했고, 앞서 정치적 고비를 맞았을 때도 이곳을 찾아 힘을 얻곤 했다.

탄핵을 인정하는 여론도 있었다. 초대 경북농업경영인협의회 부회장 조춘식(62·농업)씨는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불러온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배치되는 경북 성주의 시민 박모(43)씨는 "국민이 준 국가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한 대통령을 국 민이 탄핵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시민 황모(54)씨는 "헌재 재판관들이 엄정하고 합리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큰 충격과 견디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을 존중해야 하고, 통합과 화합의 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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