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관들, 30분前 표결… 선고 시작 21분만에 '결론'
- 입력 : 2017.03.11 03:12
[朴대통령 탄핵] 탄핵심판 선고 막전막후
- 구내식당서 아침 들며 최종 평의
강일원 주심, 먼저 의견 제시… 이정미 대행이 마지막 발언
- 이정미 "국론 분열·혼란 더 없어야"
선고 요지 읽는 동안 '헌법' 25번, '최서원' 19번, '국민' 12번 언급
- 재판관들 91일간 극심한 압박감
악몽 시달려 수면제로 버티고 스트레스에 고혈압 악화되기도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10일 오전 11시 21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시작된 지 21분 만에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이런 주문(主文·결론)을 읽자 심판정 여기저기서 '아' 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박 대통령 측 이동흡(전 헌법재판관) 변호사와 채명성 변호사는 상기된 얼굴로 서류를 챙겨 심판정을 빠져나갔다. 이중환 변호사는 선고가 끝나고 나서도 3~4분간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가 말없이 퇴정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인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은 선고를 듣고 숨을 크게 몰아쉰 뒤 자리에서 일어나 국회 측 변호인단과 일일이 악수했다.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던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소속 여야(與野) 의원들은 그제야 서로 얘기를 주고받았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와이셔츠 소매로 눈가를 닦기도 했다.
10일 오전 11시 21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시작된 지 21분 만에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이런 주문(主文·결론)을 읽자 심판정 여기저기서 '아' 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박 대통령 측 이동흡(전 헌법재판관) 변호사와 채명성 변호사는 상기된 얼굴로 서류를 챙겨 심판정을 빠져나갔다. 이중환 변호사는 선고가 끝나고 나서도 3~4분간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가 말없이 퇴정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인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은 선고를 듣고 숨을 크게 몰아쉰 뒤 자리에서 일어나 국회 측 변호인단과 일일이 악수했다.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던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소속 여야(與野) 의원들은 그제야 서로 얘기를 주고받았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와이셔츠 소매로 눈가를 닦기도 했다.
헌재의 이날 선고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보다 더 짧았다. 노 전 대통령 선고 때는 윤영철 당시 헌재 소장이 선고를 끝내기까지 25분이 걸렸지만 이정미 소장 대행은 22분 만에 "이것으로 선고를 마칩니다"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은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가 13가지에 달해 노 전 대통령 때의 3가지보다 훨씬 복잡했다.
이정미 대행은 본격적으로 사건에 대한 판단과 결정 이유를 고지하기에 앞서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관들의 소회도 밝혔다. 이 대행은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이라며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에 임하려 한다"고 했다. 이 대행은 또 "저희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뤄지는 오늘의 선고로 더 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기를 바란다"며 "법치주의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행은 선고 요지를 읽는 동안 '헌법'을 25번, '최서원'(최순실의 개명 후 이름)을 19번, '국민'을 12번 언급했다.
재판관들은 이날 오전 8시 헌재 청사 내 구내식당에서 아침을 들며 최종 평의(評議)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관들은 이후 청사 303호 재판관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평의를 이어갔고, 재판 시작 30분 전인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미리 마련한 '탄핵 인용'(대통령 파면)과 '탄핵 기각'(대통령 복귀) 결정문을 놓고 표결을 진행했다고 한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맨 먼저 의견을 제시한 뒤 가장 최근에 임명된 조용호 재판관부터 시작해 제일 선임인 이정미 대행이 마지막에 발언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전원 일치로 '대통령 파면' 결론에 이르자 이 대행이 선고 요지를 가다듬어 헌재 대심판정에서 낭독한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재판관들의 전원 일치 결론에는 헌정 중단을 하루속히 끝내야 한다는 바람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선고 요지에도 '국론 분열과 혼란 종식'이라는 문구가 담기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정미 대행은 본격적으로 사건에 대한 판단과 결정 이유를 고지하기에 앞서 이번 사건에 대한 재판관들의 소회도 밝혔다. 이 대행은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이라며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에 임하려 한다"고 했다. 이 대행은 또 "저희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뤄지는 오늘의 선고로 더 이상의 국론 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기를 바란다"며 "법치주의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행은 선고 요지를 읽는 동안 '헌법'을 25번, '최서원'(최순실의 개명 후 이름)을 19번, '국민'을 12번 언급했다.
재판관들은 이날 오전 8시 헌재 청사 내 구내식당에서 아침을 들며 최종 평의(評議)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관들은 이후 청사 303호 재판관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평의를 이어갔고, 재판 시작 30분 전인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미리 마련한 '탄핵 인용'(대통령 파면)과 '탄핵 기각'(대통령 복귀) 결정문을 놓고 표결을 진행했다고 한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맨 먼저 의견을 제시한 뒤 가장 최근에 임명된 조용호 재판관부터 시작해 제일 선임인 이정미 대행이 마지막에 발언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전원 일치로 '대통령 파면' 결론에 이르자 이 대행이 선고 요지를 가다듬어 헌재 대심판정에서 낭독한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재판관들의 전원 일치 결론에는 헌정 중단을 하루속히 끝내야 한다는 바람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선고 요지에도 '국론 분열과 혼란 종식'이라는 문구가 담기지 않았느냐"고 했다.
재판관들은 선고 시기가 임박하면서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재판관은 주변에 "악몽 때문에 자꾸 잠에서 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제에 의지해 잠을 청하거나 고혈압이 심해져 고개를 뒤로 젖히고 기록을 본 재판관도 있었다고 한다. 이정미 대행의 눈은 평소보다 부어있었고, 서기석 재판관의 왼쪽 눈은 충혈돼 있었다.
91일간 진행된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은 기록도 여럿 낳았다. 1월 3일부터 총 17차례 열린 공개 변론 시간은 총 84시간 50분. 지난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의 변론 시간(108시간 16분)에 이어 사상 둘째다.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이 증인으로 나온 1월 16일에는 재판이 13시간 20분 만에 끝나 하루 최장 재판 기록을 갈아치웠다. 1인 최장 변론 기록(1시간 35분)도 박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가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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