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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수도권과 全세대서 선전

Marine Kim 2017. 5. 10. 09:57

安, 수도권과 全세대서 선전

[문재인 대통령 당선] 국민의당·안철수의 앞날은

- 安, 다시 도전할까
정계 은퇴 않고 일단 2선으로…
측근 "더 준비한 뒤 복귀 가능성", 일부 "국가 지도자로 한계 보여"

- 국민의당, 민주당과 연대하나
지도부 총사퇴 후 비대위 체제로… 호남서도 지지 낮아 당 존립 위기
일부 호남 의원 민주당行 고심

9일 오후 8시 공개된 19대 대선 출구 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1.8% 득표율로 3위에 그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당과 안 후보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안 후보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과 양강(兩强) 구도를 형성했지만 자신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도 문 대통령에게 뒤졌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2위를 했고 지역·세대를 막론하고 비교적 고른 득표를 보였다. 안 후보가 최소한의 재기(再起)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있다.

◇安의 향후 행로는?

이날 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표를 지켜본 당 지도부는 굳은 표정이었다. 결과 발표 직전 카운트다운을 함께 외치며 기대감을 보였지만 막상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도 뒤지는 3위로 나오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안 후보는 여의도 모처에서 출구 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안 후보는 대선에 출마하면서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했다. 따라서 한동안 여의도 정치권 밖으로 물러나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내에선 안 후보가 곧바로 정계를 은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안 후보는 대선 기간 "이번 대선에 제 모든 걸 걸었다"고 해왔다. 하지만 '대선 패배 때 정계 은퇴를 시사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안 후보의 핵심 측근은 "당, 국회와 잠시 거리를 두며 좀 더 실력을 쌓은 뒤 향후 정계 상황에 따라 명분이 생기면 돌아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밤 서울 국회헌정기념관 개표상황실에서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패배를 인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밤 서울 국회헌정기념관 개표상황실에서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패배를 인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그러나 일부 호남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은 부정적 반응도 보인다. 한 호남 중진 의원은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TV 토론 등에서 국가 지도자로서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냈기 때문인데 정치적 공간이 생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의원 신분도 아닌데 정계 개편 상황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겠냐"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선 과정에서 당내 일각의 반대에도 지속됐던 안 후보의 '자강론'이 패배 원인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한 의원은 "바른정당과 어떤 식으로든 연대해서 국민에게 집권이 가능한 세력으로 안정감을 줘야 했는데 너무 고집을 부린 게 안타깝다"고 했다.

◇국민의당, 민주당과 연대할까

당 지도부는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총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도부 의원은 "2위든 3위든 당의 후보가 대선에서 졌으면 지도부는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이럴 경우 당은 한동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새로운 리더십 구축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대선 후보 안철수'와 '호남 의원들'이라는 양대 축을 기반으로 당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안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하고, 호남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도 문 대통령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지역구 의원 27명 중 23명이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당의 존립이 위태로운 지경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선 나온다.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국민의당에 통합을 제안하거나 개별 접촉으로 의원 영입을 추진할 경우 분열상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한 호남 의원은 "며칠 전부터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새 정부 출범에 힘을 합치자는 전화가 오고 있는데 마냥 뿌리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과 연대하는 데 호의적인 의원이 적지 않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 변수가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도 미지수다. 한 호남 의원은 "새 정권이 출범하고 1년여가 지나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들이 고전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대안 야당으로 정체성을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의원은 "호남이 안 후보를 버린 상황이라 고민이 크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바른정당과 연대하거나 합당해 중도 정당으로서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의원은 "기존 진보와 보수 대립 구도의 대안 세력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힘을 합치면 국민의 눈길이 쏠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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