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19 11:10 | 수정 : 2015.08.19 14:52
- ▲ 볼리바르 지폐를 냅킨 대신 사용하는 모습/트위터 캡쳐
베네수엘라는 전체 외화벌이의 95%를 석유 수출을 통해 충당한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관련 수입이 대폭 줄었고, 볼리바르 가치 폭락으로 이어지면서 약국과 마트 등에서 설탕과 우유, 밀가루 등을 사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등 심각한 생활용품 품귀현상을 빚은지 오래다. 생활용품의 70%를 수입하는 베네수엘라로서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월 미국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가 조사해 발표한 ‘2014 세계 고통지수(misery index)’ 순위에서 아르헨티나와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 1위의 불명예를 쓰기도 했다.
고통지수는 특정한 기간동안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해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삶의 어려움을 계량화해서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국민들의 체감 고통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초에는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정부 관료들이 냅킨과 석유를 맞바꾸자고 제안했을 정도로 유가 하락과 물가상승의 이중고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어깨를 무겁게 내리누르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대신 서주는 직업도 등장한지 오래다. 사재기 방지를 위해 슈퍼마켓과 약국 등에 지문 날인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올해 2월에는 36개들이 ‘트로얀’콘돔이 희귀 물품을 전문 거래하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메르카도리브레(MercadoLibre)에서 한 상자에 4760볼리바르(약 82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근로자 평균 임금(5600볼리바르)의 80%가 넘는 금액이다.
유가 하락으로 국가 수입이 줄면서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68%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 대부분은 자국 볼리바르 화폐를 달러로 교환할 때 암시장 등 비공식적인 채널을 이용한다. 문제는 암시장에서 적용되는 달러화 대비 볼리바르화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1년 전만 해도 1달러 당 82볼리바르였지만, 지금은 676볼리바르나 된다.
얼마전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하루 300달러까지 달러를 구입할 수 있도록 달러 환전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이 경우 달러 당 200 볼리바르의 공식 환율을 적용받지만, 300달러 중 100달러는 베네수엘라 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재정지출 확대 기조를 이어가며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오는 10월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상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다시 하락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베네수엘라가 올해 말 디폴트(채무불이행)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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