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정신

해병대 비운의 날(1973년10월10일) [12]

Marine Kim 2020. 11. 1. 15:38

해병대 비운의 날(19731010) [12]

 

 

 

정치인들은 진급을 청탁했고 보직도 관여함으로서 해병대의 인사정책에 여러가지로 부작용을 이르키기도 했다. 그들의 이런 관여는 국가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것이 아니고 그들의 어떤 개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행태에 지나지 않았고 이런 그들의 행태는 해병대의 전력을 내부적으로 잠식하고 있었으나 해병대는 이에 대하여 어떻게 할 수도 없었고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밖에 없었다. 생각할 수록 한국의 정치인들에 대하여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단 말인가? 그로 인하여 사령관은 내부적인 원성도 들어야 했다.

 

 

그러나 만일 이봉출 장군이 해병대 사령관이 되었으면 해병대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내 정치에 일대 변혁을 이르켰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것은 그의 성품을 가까히서 관찰할 수 있었던 몇몇 장교들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박 정권은 예지하고 이봉출 장군을 마땅히 해병대 사령관으로 임명했어야 하나 임명하지 않고 현직 사령관을 중임시키므로서 그들의 속셈을 위장하였던 것이다. 그 이유는 박정희 대통령과 그의 측근 이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단지 정권 유지를 위해서 였을 것으로만 추측할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직 사령관의 요청에 의한 재벌의 적극적인 후원에 의해서 였는지도 알 수 없다.

 

 

해병대 사령관 보직 결정이 통치권자에 의해 되지 않고 정치인이나 재벌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것은 그렇게 하여 해병대 사령관이 됐거나 또는 됀다면 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이 이상의 비극은 없을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망군적인 처사가 아닐 수 없으며 또한 해병대의 입장에서는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5) 장군 T/O의 일방적 책정

 

뿐만 아니라 사령관은 자기와 개인적으로 각별한 친분이 있는 대령을 장군으로 진급시키기 위하여 해병대 편제에도 없는 보급감(T/O상 대령)T/O를 준장으로 격상 개편하여 장군으로 진급시킨 개인 기업체의 장이 기업체를 제멋대로 운용하듯 했으니 이는 누가 봐도 원칙에 입각한 정당한 부대운용이 아니고 지나친 독선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런 정당하지 못한 사령관의 독선적인 처사에 대하여 당시 해병대 내부적으로도 불평, 불만이 팽배해 있었다.

 

 

이런 원칙에 벗어난 군 편제의 멋대로의 개편은 박 정권이 그들의 눈 위의 혹같았던 해병대를 국가예산의 절감이라는 허구한 구실로 일방적으로 해체시키는 구실의 일부로도 돤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해병대에 대한 육군 수뇌부의 불편했던 심기에 또 해병대에 대한 경계의 눈 초리를 늦추지않고 응시하고 있던 집권층에 더욱 가중, 확대되어 해병대 해체의 구실이 되어 어느 정도 작용했으리라 나는 믿고 있다.

 

 

그러나 집권층에는 이 보다 더 큰 우려사항이 있었을 것으로 그 당시의 정황과 사회상이 보여 주고 있었다. 이것은 나의 단순한 생각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많은 해병대 출신들도 그렇게 생가하고 있었을 것으로 나는 아직 확신하고 있다.

 

 

 

12. 박정희 정권의 우려

 

 

박정희 대통령이 5.16 군사구테타 초기에 제6군단 병력의 서울 진입이 늦어서 그 황무지 같은 상황 속에 그 자신이 서 있었을 때 해병대의 도움을 요청키 위해 한강을 넘어왔을 때 그곳에 이미 도착하여 대기하고 있던 해병대 병력(대대장 오정근 중령)을 보고 감격했을 때의 그 순간을 잊지는 않았을 터인데 그는 그 감격을 해병대 해체라는 행동으로 역으로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그는 그 해병대가 지금에 와서 두려움의 존재로 느껴져서 인지?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해병대의 은혜를 그는 해병대를 엉뚱하게도 국가예산의 절감이라는 허구한 구실로 해체시키는 것으로 갚았다. 그의 측근들은 "한번 혁명을 한 군대는 다시 혁명을 한다"는 말을 믿고 있었던 것 같았다. 뭐가 무서워서 그리고 국가운영을 어떻게 했기에 그들은 그들의 혁명 동지도 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두려워 했을까?

 

 

그들은 그들의 혁명공약을 어기고 군 본연의 자세에서 너무 멀리 이탈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구테타 초기에 순수했을 그들의 정신이 권력의 맛을 보고 그 권력을 놓지않으려 한 것이다. 그러니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고 한번 어긴 약속을 정당화시키기 위하여 계속 거짓말을 해야했다. 그러는 가운데 주변을 살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며 따라서 어제의 동지도 오늘은 의심의 눈으로 보지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해병대가 너무 커졌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석상에서 "해병대가 너무 커졌어"라고 말한 일이 있었다. 해병대가 너무 강해졌다는 뜻일 것이다. 해병대가 강해지면 당연히 국가의 통치자로서 기뻐하여야 할 일이겠지만 사실은 그에게는 해병대가 부담이 된다는 뜻이 아닌가? 자기의 오늘이 있게 해 준 해병대를 누가 키웠단 말인가?

 

 

그것은 박정희 대통령 자신이 아닌가? 어떻게 다른 속뜻이 없고서야 대통령이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었을까? 너무 커져서 인제는 자기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잘 듣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 아닌가? 자신의 정치야망을 실현시키기에는 해병대가 너무 커져서 이제는 걸림돌이라는 뜻으로 밖에 생각안되는 표현이다. 그러면 그는 왜 혁명동지였던 해병대를 경원시하게 되었을까?

 

국가경영을 올바르게 제대로 했으면 자기와의 혁명동지인 해병대가 커지는 것이 기뻐하여야 할 일이지만 그는 반대로 오히려 우려했다. 당연한 것을 우려하는 것은 그 속에 꿍꿍이 속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는 교묘히 국가예산의 절감이라는, 그것도 얼마되지 않는 허구한 구실로 해병대의 전투력 강화라는, 수적 증가라는 미명하에 해병대 사령부와 그 직활부대를 해체시키므로서 머리(수뇌부)와 다리(지원부대)를 완전히 잘라버린 것이다. 이 얼마나 슬프고 또한 안타까운 일인가?

 

 

머리가 없고 다리가 없는 생물은 시체가 아닌가? 그는 자신의 정치적인 그릇된 야망을 위하여 해병대를 죽인 것이다. 그는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시키므로서 해병 정신과 해병대 전통과 함께 해병대의 정통적인 역사를 말살시킨 거나 다름이 없었다. 머리와 다리를 잘라내는 방법이야 말로 얼마나 잔인한 방법인가? 이것은 그야말로 고도의 정치적 술수가 아니면 술책이라고나 할까?

 

 

그는 자신의 정치적인 야망으로 인하여, 특히 주변의 소인배들의 아첨에 눈이 멀어져서 군인으로서의 올바른 판단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그것을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는 해병대가 두려운 존재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때 주변에서 종종 돌고 있던 소문이 있었다. 그것은 이봉출 장군이 해병대 사령관이 되면 국시를 "반공"으로 내세우고 한 바탕 하게되면 정권도 충분이 갈아 치울 수 있을것이다 라는 내용이 었다. 그때 이런 풍문을 박정희 정권의 핵심세력들이 그들의 정보 조직을 통해 입수 안했을 리가 없었고 또한 거기에 대한 대응책을 안 세웠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임 해병대 사령관의 취임일은 71일인데 정부에서는 이병문 사령관을 중임시킬 하등의 이유가 없는데도 그를 중임시킨 것은 그의 정치세력이나 재벌을 끼고 한 중임운동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정부에서는 6월 중순 경에 그의 중임을 발표하였으나 이것은 위장술에 지나지 않았다.

 

20회까지 계속

 

*출처 : 해병대 해체: 해병대 비운의 날(19731010) by oldmarine

2007/11/16 00:17

해병대 해체(19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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