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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이 中 열병식 때 쓴 빨간테 선글라스, 없어서 못 판다 손덕호 기자

Marine Kim 2015. 9. 8. 19:11

'셀럽' 朴대통령의 '잇아이템'…중소기업 제품 사랑에 선글라스 품귀

입력 : 2015.09.08 14:18 | 수정 : 2015.09.08 16:44

지난 3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톈안먼(天安門) 망루 위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선글라스를 착용한 것이 감정, 표정을 드러내지 않아 전승절 참석을 불편하게 여기는 미국 일부의 시각을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민들은 다른데 꽂혔다. 그 선글라스가 ‘어느 회사의 제품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선글라스는 주문이 폭증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진을 이용해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선글라스 제조 회사 '시선'의 홈페이지.
박 대통령이 전승절 열병식에서 착용한 선글라스는 대구 소재의 국내 중소기업인 안경 제조업체 ‘시선’(SEESUN)의 제품 ‘SUR-1002’다. 이 제품은 지난해 세계 3대 디자인공모전 중 하나인 독일 ‘레드닷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고, 가격은 17만8000원이다.

박 대통령이 쓴 선글라스의 정체가 밝혀지자, 선글라스를 구매하기 위한 문의가 회사로 줄을 이었다. 시선 측은 문의 전화가 오면 “일시적인 주문 폭주로 배송기간이 10~15일 소요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또 이 선글라스를 ‘대통령 선글라스’라고 이름 붙이고, 회사 홈페이지(www.seesun.tv)에 박 대통령의 사진을 넣은 광고 배너를 걸기도 했다. ‘셀럽’(누구나 따라 하고 싶은 정도의 유명인사) 박 대통령이 선택한 ‘잇 아이템’(원하는 아이템)의 위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선의 장지문 회장은 “한국은 (여름이 지나가) 선글라스 시즌이 끝나가기 때문에 재고를 많이 준비 안했고 일반 매장에서 찾기 힘들 것”며 “국내는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동남아로 수출을 먼저 시작했는데, 이렇게 돼서 생산을 독촉하고 있다”고 했다.

장 회장은 “당황스러울 만큼 고객들한테 문의가 많이 온다”며 “어머니가 원해서 꼭 사드려야 하는데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묻는 문의가 많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시선의 제품을 착용한 것에 대해서 그는 “대통령께서 품질이 좋은데 인지도는 떨어지는 국산 우수제품을 애용하셔서 그런 것 같다”며 “박 대통령이 10년쯤 전에 경북의 한 안경업체를 방문해 공장 근로자들과 만남을 가진 적이 있는데, 오랫동안 기억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소산당'이 만든 지갑에서 돈을 꺼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조선일보DB
박 대통령의 소비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지난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에도 증명됐다. 박 대통령은 당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을 찾아 야채와 과일 등을 사고 계산을 하기 위해 돈을 꺼내려 천으로 만들어진 보라색 지갑을 꺼내다. 이 지갑이 어디 제품인지 관심이 집중됐는데, 국내 누비공예 전문 브랜드 ‘소산당’에서 만든 4000원짜리 지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자 주문이 몰려 소산당의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전 품목이 매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