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美상원의원 만나 “한국이 일본 합병된 건 미국 승인 때문”

이재명, 美상원의원 만나 “한국이 일본 합병된 건 미국 승인 때문”

김형원 기자

입력 2021.11.12 14:5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하고 있다. 2021.11.12/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에 한국이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서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에서 오소프 상원의원과 접견하면서 이 같이 밝히고 “결국 나중에는 분단 역시 일본이 분할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할되면서 전쟁 원인이 됐다는 점에 대해선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라고 했다. 또 “제가 이 얘기를 한 이유는 우리 상원의원께서 이런 문제에까지 관심을 갖고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가쓰라-태프트 협약은 1905년 미일이 각각 필리핀과 한국의 식민지배를 상호 인정하기로 했던 밀약(密約)이다. 비밀협약에는 당시 미국 육군장관 윌리엄 태프트와 일본 총리 가쓰라 다로의 이름을 붙었다. 이 때문에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미국이 묵인했다는 역사적 평가가 있다.

이 후보는 오소프 상원의원에게 “우리 한국 입장에서 미국의 지원 협력 때문에 전쟁에 이겨 이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고 경제 지원 협력 덕에 오늘날 유일하게 개발도상국,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에서 경제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이뤘다”며 “미국의 지원과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거대하고 큰 성과 이면에 작은 그늘들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접견하고 있다. 2021.11.12. /뉴시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이날 미국 상원의원에게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오소프 의원이 한국 현대사에 관심이 많다고 (이 후보가)알고 있어서 그런 부분을 꺼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경북 안동 ‘이육사박물관’을 찾은 자리에선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의 정부 수립 단계와는 달라 친일(親日)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서 다시 그 지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고도 했었다.

오소프 상원의원은 “상원대표단을 이끌고 온 이유는 한미 양국관계가 중요하고 핵심적이라는 확신을 반영한 것”이라며 “양국 동맹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철통같이 굳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며 다시 한번 양국 동맹이 얼마나 중요하고 영속적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했다. 다만 이날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오소프 상원의원은 이 후보가 거론한 가쓰라-태프트 협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