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침묵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Marine Kim 2016. 7. 7. 21:23

베네딕토 성인은 서방 수도 생활의 아버지라고 불립니다. 하느님만을 찾아 세상을 떠나서 수비아코의 동굴에서 3년 동안 은수 생활을 한 성인은 자기를 따르고자 하는 제자들을 위해 공동체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동방의 금욕 생활과 서방의 지혜들을 모아 공동체 규칙서를 만듭니다. 그분이 가르친 기도와 노동, 그리고 지적 활동은 단순함과 지혜, 용기와 부드러움, 자유와 순종을 조화시키는 서방의 수도 생활뿐만 아니라,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중요한 지침을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를 당혹케 합니다. 사랑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근거요 기둥인데, 이에 대한 예수님의 요구는 더 단호하고 근본적입니다. 우리의 사랑이 그분께 합당하려면 하느님만을 선택하고 그리스도만을 위해서 우리를 온전히 봉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은 가장 위대하고 소중하지만, 때로 그 사랑의 기준이 잘못 되었을 때 우리 삶을 흔드는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부모와 자녀, 그리고 부부 사이를 이어 주는 위대한 사랑의 끈은 우리 삶의 가치를 지켜 주고,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는 데도 큰 도움을 주지만, 우리는 그 사랑을 잘 지키려고 늘 그리스도의 빛 안에서 그 사랑을 정화시키는 노력을 해 나가야 합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오늘 예수님께서 주시는, 약간 가혹해 보이기도 하지만, 너무 명확한 우리 신앙의 지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