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순례의 길

원주교구 원동주교좌본당 설립 120주년: 원주 지역 복음화와 민주화 등불 밝힌 120년

Marine Kim 2016. 9. 8. 22:00

원주 지역 복음화와 민주화 등불 밝힌 120년

원주교구 원동주교좌본당 설립 120주년

6·25 폭격으로 성전 전소되는 아픔 딛고 교구 성소 못자리 민주화 성지 역할


- 원주교구 원동주교좌성당 야경. 원동본당 제공.


원주교구 복음화와 민주화운동의 못자리인 원동주교좌본당(주임 김기성 신부)이 17일 설립 120주년을 맞는다.

원동주교좌본당은 1896년 8월 17일 ‘원주본당’으로 설립됐다. 풍수원본당 주임 르메르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부임했으며 당시 강원도에서 세 번째 본당이었다. 관할 공소는 20개, 신자는 1134명이었다.

1913년 231㎡ 넓이의 고딕식 성당을 지어 성전 봉헌식을 거행했으나 6ㆍ25 전쟁 때 폭격으로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신자들은 전쟁 중에 파괴된 성당 잔해를 주워 모아 소성당을 다시 지었고, 전쟁 후인 1954년 11월 현재의 성당을 완공했다. 1957년 학성동본당이 분리 설정되면서 이름을 ‘원동본당’으로 변경했다. 원동본당은 박우철(1917년 수품) 신부를 비롯해 14명의 사제를 배출한 ‘성소의 못자리’이기도 하다. 제2대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도 이곳 출신이다.

본당은 1965년 춘천교구에서 원주교구가 분리 설정되면서 주교좌성당으로서 초대교구장 지학순(1921~1993) 주교 서품식이 거행된 장소다. 1974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결성 합의가 이뤄졌으며, 1976년 1월 원주선언이 발표됐던 곳이다. 2004년 등록문화재 제139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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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3월 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초대 지학순 주교 서품식 당일 풍경. 평화신문 자료사진.


본당은 120주년을 준비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문화재청과 원주시청의 재정 지원으로 성당 내ㆍ외부 복원 공사를 펼치고 있다. 기도 운동에도 나서 ‘120주년 기도문’을 제작해 미사 때마다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기도해 왔다. 성경필사 운동과 120명 선교 운동도 펼쳐 지금까지 25명의 새 영세자를 배출했다. 지난 5월 14~15일에는 기념 미사와 문화 행사를 개최했다. 이 밖에도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저녁 ‘문화가 있는 수요일’ 일환으로 각종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120주년 당일인 17일 저녁 7시 30분 성당에서는 원주시립교향악단이 선보이는 기념 음악회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화준(보니파시오) 사목회장은 “120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본당답게 깊은 신심을 가진 어르신 신자들이 다른 본당보다 많은 것 같다”면서 “이러한 모습은 요즘 젊은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으며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6년 8월 14일,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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