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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바닥을

Marine Kim 2016. 11. 3. 23:29

역대 대통령 지지율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바닥을 치고 있다.
14~18대 전현직 대통령들의 지지율과 그 지지율을 흔든 사건들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알아봤다.

  • 구성 및 제작 = 뉴스큐레이션팀
  • 입력 : 2016.11.03 08:22 | 수정 : 2016.11.03 13:56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직선제가 실시된 이후, 노태우 전 대통령을 필두로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임기 초에 높은 지지율을 자랑하다가 임기 말이 될수록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DB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1988년부터 집계해 발표하는 '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 따라, 분기별로 빠짐없이 집계가 된 14대 김영삼 대통령부터 18대 박근혜 대통령까지 모두 5명의 전·현직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를 분석했다.

※ 한국갤럽 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평가의 질문은 "귀하는 OOO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십니까?"이며 '잘 하고 있다'는 긍정의 답변,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의 답변으로 집계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집권 이후 금융실명제 실시와 역사바로세우기 정책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 등으로 70~80%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어 1995년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로 국민의 지지를 얻었지만, 1996년 말 노동법 처리를 강행하며 정권 내부에서도 반발을 사는 등 레임덕이 시작되었다.

김 전 대통령은 아들 현철씨의 특혜대출 비리 사건 연루와 IMF 구제금융 신청으로 지지율 급락을 맞았다. 취임 초기 워낙 높은 지지율을 얻었던 터라, 급락 폭이 두드러졌다. 1997년 말 IMF 사태를 맞이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남은 임기 9개월 동안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치욕을 겪기도 했다. 5년 차 4분기 6%의 지지율로 임기를 마무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IMF사태를 회복하고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1년 차 1분기 국민 71%의 지지를 받았다. 실제 IMF 사태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업적에, 분단 이후 첫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레임덕의 길목이라 불리는 3년 차 말에도 54%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진승현·정현준·이용호 등 '3대 게이트'를 통해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고, 아들의 비리가 발목을 잡았다. 4년 차인 2002년 차남 김홍업씨와 3남 김홍걸씨가 나란히 구속수사를 받으면서 여론이 급격히 돌아섰고,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건과 신용카드 대란 등으로 임기 마지막엔 최저치인 24%의 지지율을 얻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초 정치권과의 소통 강화와 연공서열을 깬 능력 위주의 인사 조처로 60%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그러나 집권 첫해부터 대북 송금 특검 실시와 이라크 파병, 분양가 원가 공개 거부 등으로 지지세력이 이탈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면서 지지율이 25%에 그쳤다.

친형인 노건평씨의 땅 투기 의혹과 측근들의 불법 선거자금 논란, 이후 집권 4년 차에는 부동산 정책 실패와 지방선거 대패 등으로 레임덕이 가속화됐다. 집권당이었던 열린우리당에서도 줄줄이 탈당하는 등 여권 분열을 겪으며 4년 차 4분기에는 지지율 12%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도 채 되지 않았을 무렵부터 '강부자' (강남에 사는 부자), '고소영' (고대·소망교회·영남출신)으로 대표되는 국무위원 및 청와대 참모진의 인사 난맥 등으로 지지율이 폭락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촛불 집회 확산으로 52%였던 지지율은 1년 차 2분기에 21%로 곤두박질쳤다.

이른바 '광우병 파동'을 시작으로 이 전 대통령이 내세운 대운하, 혁신도시, 의료·수도·가스 민영화 등에 대한 반발로 이 전 대통령의 첫해 지지율은 3분기 24%, 4분기 32%에 그쳤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친서민정책 등을 추진하며 30~40%의 지지율을 유지해 오다 집권 말기 친형 이상득 의원과 '왕차관'으로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구속되면서 23%의 지지율로 임기를 마쳤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이라고 불리며 확고한 지지기반을 다져왔다. 취임 직후 42%로 출발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한 해 3분기엔 60%까지 치솟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30% 이하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으며 굳건하게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 10월 마지막 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내려앉았고, 박 대통령의 '90초 대국민 사과' 이후 지지율은 14%까지 떨어졌다. 일부 조사에서는 한 자릿수로 떨어진 상태다. 내일신문과 여론조사 회사 디오피니언이 발표한 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9.2%였다.

지지율 최고 vs. 최저는 누구?

분석 대상인 5명의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취임 초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취임 직후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단행한 금융실명제와 역사 바로 세우기,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등의 정책이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군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를 해체한 것도 공적으로 인정받았다. 1년차 2~3분기 모두 83%라는 높은 지지율을 자랑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사람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5년차 4분기에 6%라는 최저치의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선진국 진입의 관문 격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1년도 채 안 돼 터진 IMF 구제 금융 사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IMF 사태가 이어지며 임기 말 김 전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며, 여기에 '소통령'으로 불리던 차남 김현철씨가 뇌물수수 및 권력남용 혐의로 체포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어느 정부도 '4년 차 징크스'를 피해갈 수 없었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체로 4년차 3~4분기에 지지율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4년 차 징크스'라고도 불린다. 1987년 개헌으로 취임한 5년 단임제 대통령들은 친·인척, 측근 비리 때문에 '4년 차 징크스'를 겪을 때마다 거국 내각 요구를 받았다.

장학로 전 청와대실장(왼쪽), 이양호 전 국방부장관/조선DB

김영삼 정부 때에는 4년 차인 1996년에 장학로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기업들에서 27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고, 이양호 국방부 장관이 율곡사업 비리에 연루돼 구속됐다. 충남 연기군의 관권 선거 의혹을 겪으며 권력의 무게 중심은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 쪽으로 급속히 쏠렸다. 김영삼 대통령의 지지율은 4년 차 초반에 41%였지만 3~4분기에는 28%까지 하락했다.

진승현씨(왼쪽), 이용호씨/조선DB

김대중 정부도 집권 4년 차였던 2001년에 이용호 게이트, 윤태식 게이트, 정현준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등 정·재계가 연루된 권력형 비리인 '게이트'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권력의 추와 정보가 야권으로 옮겨가면서 레임덕에 빠졌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율은 1년 내내 25~31%에 머물렀다.

김재록씨(왼쪽),행담도/조선DB

노무현 정부의 집권 4년 차인 2006년에는 임기 후반기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 개발, 행담도 개발 스캔들과 '김재록 게이트',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사건으로 정국이 시끄러웠다. 노 대통령의 측근들이 관련됐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12%까지 떨어졌다.

(왼쪽부터) 이상득씨,최시중씨,천신일씨/조선DB

이명박 정부의 4년 차인 2011년은 저축은행 비리를 시작으로 갖가지 부정부패 사건이 발생했다. 대통령 측근들과 친·인척이 줄줄이 수사선상에 오르고 구속되면서 지지율이 4년 차 초반 43%에서 연말엔 32%로 하락했다.


박근혜 정부도 4년 차의 징크스를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최순실씨 의혹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새누리당에서도 반발 기류가 일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미 조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나타났다.


역대 정부에서 지지율이 4년 차에 예외없이 하락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5년 단임의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현직 대통령의 임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여야 차기 대권주자들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정권에 대한 원심력이 커지면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대권경쟁과 맞물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와 함께 측근·친인척 관련 의혹을 비롯해 국정 난맥상이 부각되는 것도 대통령 지지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朴대통령, YS의 최저 지지율 기록 깰까?

한국갤럽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지지율은 처음으로 과반 아래인 36%로 폭락했다. 대국민 사과 이후엔 60대 이상의 지지율이 28%로 하락했다. 박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층이던 60대 이상 유권자마저 지지를 거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TK와 60대 이상 지지층의 이탈로 박 대통령의 향후 지지율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사 기관이 달라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기 어렵지만, 최근 보도된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의 11월 정례여론조사에서는 박 대통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8.8%의 지지율로 전체 평균보다 더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80.5%의 득표율로 박 대통령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던 TK 지역은 총선이 실시된 지난 4월 지지율 50%가 붕괴된 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지지기반이 상당 부분 무너진 것이다. ▶ 관련 기사 보기

최순실씨와 관련된 의혹이 연이어 드러나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수사 이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느 선까지 유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인용 데이터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23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