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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野 주장 내용, 내가 잘할 수 있는데 왜 사퇴하느냐" 정시행 기자

Marine Kim 2016. 11. 9. 14:26

與野합의 총리, 나도 대통령도 어려울 거라고 생각"

  • 입력 : 2016.11.09 03:00

[최순실의 국정 농단]

- 김병준 총리 후보자 인터뷰
"野주장 내용, 내가 잘할 수 있어… 대통령 봐주러 나오지 않았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8일 "자진 사퇴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철회를 공표하거나, 여야가 총리 후보를 합의 추대하지 않는 한 자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야당은 나의 지명에 대한 형식을 문제삼지만, 여야 합의라는 형식을 갖추려면 앞으로도 대단히 힘들 것"이라며 "지금 야당이 주장하는 내용들은 나 같은 사람이 잘할 수 있는데 왜 사퇴하느냐"고 말했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야당의 반대는 차치하고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겠나.

"난 지금 박 대통령 사정 봐주러 나온 게 아니다. 지금 정치권이 총리 후보를 합의하기가 쉬울 것 같나? 나라도 버티고 있어야 야당도 압박을 받을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될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동안 계속 국가에 대한 걱정을 이야기할 것이다."

―청와대와 교감은 얼마나 됐나.

"박 대통령과 지난달 29일 처음 만났을 때 '총리는 국회가 선출하는 게 가장 좋다. 그런데 지금 여야 합의의 형식을 갖춰 거국내각으로 가기는 매우 힘들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도 '저도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제 (총리) 카드로도 이 (최순실 사태) 정국은 못 덮는다'고 말씀드렸다. 박 대통령은 아무 대답 안 했다. 제안한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 어차피 여야 합의로 내각을 만들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일단 발표를 먼저) 했던 것이다."

―박 대통령이 2선 후퇴나 총리 권한 위임 등을 어디까지 언급했나.

"내가 '지금 정국에서 총리의 역할이 뭐냐'고 묻자 박 대통령이 '헌법에 총리 역할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일단 각료 제청권, 해임건의권이 있고 내각을 통할한다는 정도다. 최대한 헌법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내가 이런저런 요구와 구상을 이야기하자, 쉽지 않을 텐데도 어쨌든 동의했다. 본인의 2선 후퇴에 대한 직접적 말씀은 없었다. 대통령의 결재권까지 내놓는 게 2선 후퇴의 의미라면, 그건 위헌(違憲) 아닌가."

―박 대통령이 권한을 얼마나 내놓을지 야당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그건 나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야당이 내각에 들어가 원하는 구도를 만들고 사안마다 압박하기 시작하면 대통령은 자연히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시스템도 없는데 대통령의 항복부터 받아낼 수가 있나. 야당도 고집을 못 꺾겠다면 거국내각을 요구하지 말고 대통령 탄핵을 하는 게 낫다."

―야당에 사전 통보를 왜 안 했나.

"박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게 29일이었다. 전날 참모진에 게 사표 일괄 제출을 지시했고, 30일은 비서실장 등의 사표를 수리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2일) 공식 발표 전에 야당에 귀띔을 해주는 예의조차 못 갖출 줄은 몰랐다. 청와대가 그런 상황이다."

―김 후보자 본인은 왜 야당을 직접 접촉하지 않았나.

"총리직을 제안 받고 만 나흘간 고민을 많이 했다. 직접 나서긴 민망했다."

[인물 정보]
김병준, 총리 내정자 '지명 철회' 사실상 수용?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